해남군이 주민들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땅끝 생활사전시관’을 만든다고 한다. 생활사전시관은 사라져 가는 지역 고유의 문화와 풍습을 되돌아보고 해남만의 독특한 문화적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전시관은 수집된 관련 자료의 수량을 고려해 특정 읍·면 사무소 또는 오는 2019년 신축될 군 청사에 공간을 마련할 계획으로 있다. 그러나 기왕에 생활사전시관을 만들 바에는 좀 더 규모를 키워 ‘해남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해남지역에서는 무수한 유물이 출토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유물들은 유감스럽게도 해남에는 없다.

유물을 보관할 장소가 없는 관계로 광주나 나주, 목포 등의 박물관에서 대부분의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출토된 유물들은 수적으로나 문화재적인 가치로 볼 때 월등한 것들이 상당하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들 유물들을 해남에서 감상할 기회는 갖지 못하고 있다.

해남은 중국~한반도~일본을 연결하는 문화이동로상에 위치하고 있어 예로부터 다양한 문화가 형성, 발전돼왔던 곳이다. 때문에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다양한 선사고대문화유적이 밀집 분포돼 있다.

구석기시대 유물로는 산이면 대진리 월산에서 석영제 찍개, 덕송리 덕곡에서 긁개 등이 출토됐다. 신석기시대 유적으로는 빗살무늬토기편이 수습된 현산면 백포리 두모패총을 들 수 있다.

두모패총은 신석기 후기 해안지역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임에도 아직까지 정밀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동기시대 유적으로는 지석묘와 주거지를 들 수 있다.

지석묘는 106개군 800여기가 확인됐는데 발굴조사가 이뤄진 곳은 황산면 호동리 지석묘, 현산면 고현리 지석묘, 계곡면 장소리 선진리 유적, 그리고 현산면 황산리 분토유적이다.

이 중 분토유적에서는 지석묘, 석관묘, 석곽묘와 함께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대단위 취락유적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구순각목문토기편, 공렬토기편, 무문토기편, 석촉, 석부, 석착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철기시대 유적으로는 송지면 군곡리패총이 있다. 출토된 유물로는 중국 신나라 때 화폐인 화천과 무문토기, 경질무문토기, 경질찰문토기, 타날문토기 등의 토기류와 토제품, 골각기, 철기, 석기 등이다.

이외에도 일평패총, 대인동패총, 흑석패총, 옥녀봉패총 등이 확인됐으며 옥녀봉패총에서는 대형옹형토기편, 적갈색경질토기편, 회청색경질토기편 등이 수습됐다.

삼국시대 고분으로는 옹관고분과 석실고분이 있으며 석실분은 원형고분, 방대형고분, 전방후원고분이 모두 확인됐다.

옹관고분은 신금고분과 농암고분군, 화산면 부길리, 그리고 분토유적이고 원형고분은 옥천 만의총을 비롯 현산면 월송리 조산고분, 북일면 용일리 용운고분, 방대형고분은 북일면 신월리 방대형고분, 그리고 전방후원고분은 북일면 방산리 장고봉고분, 삼산면 용두리고분이다.

이들 유적 이외에도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곳이 해남군이다. 해남군에 박물관이 필요한 이유다. 64억원을 들인 땅끝순례문학관은 전시할 자료가 없어 아직까지 개관을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왕에 준공한 땅끝순례문학관을 박물관으로 전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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