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계속되는 배추값 폭락으로 농촌경제가 붕괴 직전이다.

산이면 모 농민은 아직도 팔지 못한 배추를 두고 ‘갈아엎을 것이냐, 조금더 기다려 보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진작 처분하고 보리나 감자를 심어야 하는데 너무 아깝고 화가나 혹시 팔릴까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쯤이면 출하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봄 농사에 들어가야 할 때지만 군내 곳곳엔 썩어가는 배추밭이 널려있다. 현재 배추도매가격은 10㎏당(1망 3포기, 2일 가락동 도매시장 기준) 가격은 4024원, 2월중순부터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평년 8525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한편 배추가격은 지난해 11월 유통상인들과 평당 5000~6000원에 계약을 했지만 가격이 하락하자 평당 2000~3000원으로 재조정되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해 아직까지 배추가 수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내면 박모(33)씨는 올해 김장배추 2200평과 겨울배추 4000평, 총 6200여 평의 배추 농사를 지었다. 김장배추는 1400평은 절임배추로 팔았고 800평은 팔지 못해 갈아엎었다. 겨울배추는 손해를 봤지만 다행히 상인에게 팔았다. 박씨는 “배추농사를 계속해야 하지만 가격폭락이 계속되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 씨와 같은 고민은 모든 배추재배농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다른 작물로 전환 할 수도 없고, 배추농사 밖에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해남 농촌경기는 2~3년째 이어지고 있는 배추가격 폭락으로 붕괴되기 일보직전이다.

과거 2~3년 주기의 가격 상승으로 그나마 기대를 걸었지만 요즈음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에 따른 소비감소, 정부의 농산물가격 억제 정책 때문이다.

전국 1위 겨울배추 생산지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배면적 감소, 농협의 계약재배 물량 확대, 선제적 수급조절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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