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인구가 남성보다 많은 ‘여초(女超)’현상이 화제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내년 여성인구가 2531만 명으로 남성인구 253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여초현상은 저출산과 고령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하위권의 낮은 출산율이 지속되고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전체 여성 인구가 남성을 앞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여초현상은 정부가 인구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여성(84.4세)이 남성(77.6세)보다 훨씬 높아 노인층으로 갈수록 여성이 많다. 또 남아 선호사상으로 90년 역대 최고(116.5)를 기록했던 남녀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도 지난해 105.3으로 떨어졌다. 신생아의 성비가 7년 연속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어 여초(女超) 현상은 이제 대세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우리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12년 기준 5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62.3%)에 못 미친다. 이 격차는 고학력 여성일수록 더 심하다. 우리나라 여성 대졸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4%로 OECD 여성 대졸자 평균(82.6%)보다 훨씬 낮다. 취업을 하더라도 결혼·출산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이 406만여 명에 이른다.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는 20대엔 남성과 비슷한 37.1%지만 30대 들어서면 44%로 남성(6.7%)에 비해 훨씬 높아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포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매년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여군 1만 명 시대에 맞춰 군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특전사는 군가 ‘검은 베레모’의 가사 중 ‘사나이’라는 단어를 50년 만에 ‘전사들’로 바꾸기로 했다. 특전사에 복무 중인 여군 100여명은 남자 대원들도 낙오한다는 천리 행군, 낙하훈련 등 고난도 훈련도 거뜬히 해내며 특전사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올해 최초로 여성 전투기 편대장이 탄생한 데 이어, 2020년부터는 마지막 ‘금녀의 벽’이었던 잠수함에도 여군의 근무가 허용될 예정이다. 육군에선 이미 기갑부대에 여군이 배치됐다. 현재 우리나라 여군 수는 총 9228명으로 육해공 전군에 걸쳐 ‘여풍’이 거세다.

한편 올해 639만 명인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이면 전체 인구의 14%인 7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또한 고령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하게 되는 것으로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 진입 이후 17년 만에 고령사회를 맞게 된다. 2026년에는 65세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라는 게 있다. 15세부터 64세까지를 생산 가능 인구로 내년에는 369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것이 2030년에는 3200만 명으로, 그리고 2060년에는 2100만명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은 일하는 사람 6명이 어르신 1명을 부양을 하는 구조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인 2030년엔 3명이 1명을, 그리고 2060년에는 일하는 사람 한 명이 어르신 한 명을 책임지는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 이러한 고령화와 여초 시대엔 국가경쟁력이 당연히 떨어지고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양성평등의 시대에 맞는 인구정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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