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영지역다오센터가 아이들과 학부모들간에 거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진 오른쪽 맨뒤가 배우식 센터장


우수영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을 때 늦가을임을 알려주듯 바람이 차갑게 불고 있었다.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마중을 나오는 배우식(56) 센터장은 친근한 중년의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 밖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밝은 얼굴과 활기찬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우수영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2년 공부방에서 시작해서 2005년 정식 인가를 받아 지역아동센터로 운영해오고 있다. 정 센터장은 다른 곳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다 지난 2010년에 우수영으로 부임해오면서 우수영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정 센터장은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의 도움을 많이 받아 다시 돌려주는 마음으로 커가는 아이들을 돕는 걸 사명으로 생각한다”며 “아이들을 돌보는 게 일단 아이들이 바르게 커 갈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우수영지역아동센터에서는 학습지나 문제집을 통하여 아이들의 학업증진과 특기개발에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체능 학원을 접하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 미술, 목공예, 악기연주, 밴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특기를 개발하고 적성을 찾아주려는 노력이다. 처음엔 연합회 지원을 받아 초청된 강사들에 의해 진행되던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하지만 단발성에 그쳐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우수영지역아동센터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다. 이곳의 생활복지사이며 정 센터장의 부인인 안혜순(50)씨는 “중간에 프로그램이 끊기게 되면 이어서 가르칠 사람이 없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며 “상주하는 복지사를 통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미술, 목공예, 우쿨렐레를 가르치며 지속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작년과 올해 정부에서는 특수목적형 지역아동센터로 지정을 해주었다.

우수영지역아동센터는 문화체험과 야외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이들과 자주 영화와 공연 등을 관람하고 한 달에 한번은 등산과 트레킹을 한다. 체험과 공동체 생활을 통해서 아이들의 사회성을 높이고 배려와 양보의 마음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삼남길 트레킹은 다른 어디에서도 하고 있지 않아 감사를 받거나 인증을 받을 때 항상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정 센터장은 “트레킹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호여지기를 기를 수 있도록 한다”며 “또한 가까이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아이들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해남뿐 아니라 강진과 영암에 있는 대부분의 삼남길은 완주를 했다며 서울까지 모든 삼남길을 걸어보는 것이 목표다.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교육
아이들에게 전통을 이어주고파

정 센터장은 시간이 부족함을 계속 아쉬워했다. 과다한 서류 업무로 인해 아이들에게 신경 쓸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서류를 작성하고 준비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다 보면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집을 꼼꼼히 보고 풀이도 해주고 싶지만 채점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중등부 아이들과 초등부 아이들을 연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했다. 센터의 특성에 따라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틀에 박힌 프로그램을 강요하는 현 시스템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또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몇몇 학부모들의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인식도 안타깝다. “공부방으로 시작하다 보니 학부모들은 아직도 단순한 공부방으로 생각한다”며 “아이들의 성적만을 올려주길 바라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인식이 아직 널리 퍼지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학업능력 뿐 아니라 정서적이 함양과 특기와 적성을 찾아내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라는 것이 정 센터장의 생각이다.

정 센터장은 더 나아가 여유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전통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자치기, 비석치기 등의 놀이뿐 아니라 매듭 묶기, 두부 만들기 등의 생활 지식을 전해주고 싶다. 디지털 기기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통해 우리 고유문화의 소중함과 위대함도 전하고 전통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선조들의 지혜를 습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 우수영지역아동센터는 지역 내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거점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들은 항상 학교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모여들고 학부모들은 다른 곳을 찾지 않아도 아이들을 보러 지역아동센터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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