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앉아있는 직원 월급이나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컴퓨터 장사한지 20년째인데 IMF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읍내 한 컴퓨터 매장 대표는 너무도 안 좋은 컴퓨터 시장 경기를 이처럼 표현했다. 인터넷활성화, 인구수감소, 경쟁업체 증가, 농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해남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해남 컴퓨터 시장 상황은 사상 최악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침체돼 있다. 예전엔 한 달에 적게는 열 몇대 많게는 수 십대 나가던 완제품 판매량이 요즘은 한자리수가 겨우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읍내 컴퓨터 매장 업주들은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터넷 쇼핑의 활성화를 이야기했고 다음으로는 해남의 경기 침체를 이야기 했다.

해남중학교 인근 모 컴퓨터 매장 대표는 “요즘 젊은이들은 전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를 구입하는 실정이고 나이든 사람들도 자식들이 전부 사서 보내준다.”며 “인터넷 쇼핑몰 구매 시 제조사와 쇼핑몰 자체할인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다양한 사양 선택과 편리한 가격비교를 통해 소비자의 기호를 쉽게 맞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해남공원 인근 모 컴퓨터 매장 대표는 “올 여름부터 컴퓨터 판매량이 약 40%정도 급감했다”며 “아무래도 해남의 특성상 농가가 많다보니 농가들의 경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또 “양파 가격 파동부터 요즘 배추가격까지 농산물 가격이 계속 떨어져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해남 인구의 감소와 컴퓨터 매장의 증가를 들었다. 읍내 모 컴퓨터 매장 대표는 “예전은 해남 인구가 20만명에 달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7만 5000명 정도 밖에 안 된다.”며 “인구수는 줄었는데 현재 해남 읍내에만 15개가량의 컴퓨터 매장이 있으니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모니터를 포함한 컴퓨터 완제품 가격은 80만원에서 사양에 따라 150만원까지 한다. 관계자들의 의하면 이 가격은 10여 년 전과 변함이 없으며 컴퓨터 사양의 향상,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컴퓨터 수명은 관리를 안 하면 4~5년 정도고 관리를 하더라도 5~6년이면 컴퓨터가 슬슬 망가지거나 오류가 뜨기 시작한다. 포맷을 해도 안에 부속이 워낙 노후화되기 때문에 최상의 성능을 내기가 어려워 져 계속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교체를 하거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해줘야 한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은 신제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수리를 해 이용하려는 심리가 늘어나고 있다. 수명이 다해 교체를 할 경우에도 신제품을 구입하기 보다는 중고 컴퓨터를 구입하려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한다. 업체들은 중고제품은 팔더라도 마진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큰 이득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

신제품 판매 거의 없어
A.S로 간신히 운영

읍내 또 다른 컴퓨터 매장 대표는 “그나마 해남이 농촌이다 보니 컴퓨터에 익숙한 분들이 적어 수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겨우 매장을 유지하는 것이다.”며 “그마저도 KT직원들이인터넷 수리를 하며 간단한 컴퓨터 수리를 도와주기 때문에 일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고 말했다.

읍내 모 컴퓨터 매장 대표는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출구가 안 보인다고 대답했다. 현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한 이 난국을 뚫을 타개책이 뚜렷이 없다는 것이다. 모 컴퓨터 매장 대표는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고민하다 매장을 처음 열었을 때처럼 전단지를 돌려보고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며 “현 상황은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경기가 살아나야만 해결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컴퓨터 매장 대표는 소비자들이 인식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컴퓨터는 얼마나 잘 관리되느냐에 따라 튼튼하고 오래 사용 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다.”며 “단순히 가격이 조금 싸다는 이유만으로 구매를 한다면 사후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도 없고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까운 곳에서 수시로 서비스를 받으면 오래 그리고 튼튼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역에서 컴퓨터를 구매하는 방향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 매장들은 고객들은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소비자들도 눈앞에 가격의 이로움만을 쫒지 말고 5년 이상을 사용할 제품을 구매할 때 사후관리나 서비스를 조금 더 염두에 두고 물건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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