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을이니까 모두 행복하시겠다고 묻는 관광객들이 있어요. 모든 주민들이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을 만들고 싶지요”

삼산면 매정리 이인식(45)이장은 젊은 나이에도 이장을 맡은지 벌써 4년차다. 지난 2011년 청년회장이었던 그는 전 이장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임시직으로 첫 이장을 맡았고, 이후 젊은 사람에게 맡겨보자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올해까지 이어 하게 됐단다.

4년차가 됐어도 이장은 늘 바쁘다. 매정리가 하고 있는 사업들이 많은 탓이다. 지난 2005년 두륜산버섯정보화마을을 시작으로 녹색농촌체험마을, 행복마을사업까지 운영 중이다. 이장이 위원장을 겸하는 구조이다 보니 몸이 두 개였으면 좋을 정도란다.

“버섯정보화마을을 시작하면서 주민들 의식이나 생각이 깨어졌다고 봐요. 농산물만 해도 읍내에서 팔거나 팔아주는 걸 넘어서서 도시민과 직접 연결하고, 소통해서 팔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정보화마을사업이 처음 시행되던 지난 1994년만 해도 삼산면 전체를 대상으로 시작됐었다. 하지만 참여하는 주민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가장 참여율이 높았던 매정리가 단독으로 운영하게 됐다. ‘돌아서면 잊어버린다’고 말하면서도 열심히 배우려는 주민들이 많았단다.

버섯따기, 황토염색, 도자기체험 등을 운영하면서 관광객도 ‘솔찬히’ 많았다. 요즘은 다른 마을에서도 체험마을사업을 많이 하다보니 수가 조금 줄어든 편이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단다.

정보화마을사업이 잘 풀리자 또다른 사업도 함께 하게 됐다. 지난 2007년부터 진행중인 녹색농촌체험마을이다. 지원받은 예산으로 마을 소유의 한옥 민박집과 정자 등을 짓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2008년 전라남도 행복마을사업이 함께 진행되면서 매정리 곳곳에 한옥민박이 들어섰다.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외부 사람들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많이 이사해왔단다. “지금은 세 사업들을 연계해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정보화마을 체험을 하러 와서 한옥 민박에 묵기도 하는 식이죠”

매정리 주민들이 재배하는 농산물이 다양해 고구마, 옥수수, 포도, 딸기 따기 체험 등 계절별 체험을 추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일손을 덜어서 좋고, 참가자들은 자신이 직접 딴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좋아한단다.

“녹색농촌체험과 행복마을 사무장은 1월과 2월은 일하는 기간이 아니에요. 그 때는 위원장을 맡는 이장이 일을 대신 해야 하지요. 특히 지난해는 사무장이 10월에 그만두면서 제가 계속 마을사업일을 하고 있는데, 생업이 있다보니 힘들어요”

유통일을 하다보니 외지로 나갈 때가 많지만, 체험객이 방문하면 민박을 안내하고 불편사항을 해결해드리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단다. 인터뷰 중에도 한옥민박을 찾은 체험객들의 보일러며 TV수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분주한 모습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마을일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체험객을 유치하기 위해 제과제빵체험장을 마련했단다. 한옥민박 옆에 마련된 체험장은 관련 설비들도 들여놓은 상태다. 농촌생활대학 웰빙식품 교육을 신청할 정도로 매정리만의 빵 만들기도 고심하는 중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꾸준히 농업교육도 받고 있다. 127세대, 35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은 농업 60%, 자영업 30%, 직장인 10%정도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장으로서 주민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며 열심히 배우는 중이란다.

이장은 앞으로의 임기 동안 주민들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복지는 편한 시설도 좋지만, 마을에서 사는 내 마음이 편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민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소통하며 의견들을 잘 절충해야죠”라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노력하고 있단다.
노인 복지도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이다. “어르신들이 즐거우면 따르는 젊은 사람들도 기분이 좋죠. 다 같이 사는 마을인데 함께 행복해야 사람사는 마을이죠” 두륜산권역 종합정비개발에 목욕탕과 찜질방 사업을 포함시켜 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매정리뿐만 아니라 삼산면에 한방 특화사업을 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체험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이이장. “거의 머슴이에요 머슴”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이 빛나는 건 마음에 가득 품은 이장으로서의 열정 때문은 아닐까.

저작권자 © 해남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