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낸다는 뜻이다.
한나라를 찬탈한 왕망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劉秀(유수)의 수하에 경엄이란 장수가 있었다.
원래 글 읽는 선비였던 그는 병법과 무예에 뛰어나 적잖은 전공을 세움으로써 유수의 신임은 각별했다.
마침내 유수는 後漢의 光武帝(광무제)가 되었는데 어느날 광무제는 경엄에게 張步(장보)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나라의 맥을 이은 후한이 세워졌지만 아직도 각지에는 상당한 병력을 가진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장보의 병력이 가장 세었다.
겅엄이 공격해 온다는 보고를 받고도 장보는 풋내기의 烏合之卒로 여겼다가 초전에서 크게 낭패를 보았다.
파죽지세로 진격한 경엄의 부대는 임치의 동쪽 성에 이르러 장보의 주력부대와 맞붙게 되었다.
이 싸움에서 경엄은 허벅다리에 화살을 맞고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부하들을 독려하며 앞장서 싸웠다.
그러나 고전을 면할 수 없었다. 이런 전황을 보고 받은 광무제는 몸소 군대를 이끌고 경엄을 도우러 나섰다.
그때 경엄의 부하 한 사람이 원군이 올 때까지 잠시 후퇴했다가 병력을 재정비하여 다시 싸우자는 건의를 했다. 그러자 경엄은 호통치며 말했다.
"황제가 오시는데 소를 잡아 술상을 차려놓고 맞지는 못할망정 어찌 섬멸하지 못한 적군을 남겨둔단 말인가?"
사기충천한 경엄군은 임치를 함락했고 원군을 이끌고 온 광무제는 이렇게 경엄에게 칭찬했다.
"옛날에는 韓信이 역하(歷下)를 함락시켜 한나라의 기초를 이룩하더니 이제는 그대가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게 했구려.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루어낸다(有志者事竟成)더니."

전가통신(錢可通神)
돈은 귀신하고도 통할 수 있다. 곧 돈의 힘은 일의 결과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이다.
당(唐)나라때 장연상(張延賞)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그는 책도 웬만큼 읽었고 행정 능력도 있어 벼슬길은 순탄했다.
그가 하남(河南) 부윤(府尹)으로 있을 때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커다란 의혹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데 황제의 친척을 비롯해서 전직 고관과 지방 유지들이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장연상은 사건이 사건인 만큼 혐의자를 모두 잡아들이도록 명령하려 하자 누군가가 말렸다. 그러나 장연상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임금의 녹(綠)을 먹는 자는 임금의 근심을 감당해야 한다(食君之綠 擔君之憂·식군지록 담군지우)는 말이 있소.
황제의 친척이니 거물급 소물급 할 것 없이 모두 엄하게 다스릴 것이오."
명령이 내려진 다음날 부윤의 책상위에 쪽지 한 장이 날아들었다. '삼만금을 바치오니 더 이상 이 사건을 추궁치 말아달다'는 내용이었다.
장연상은 서슴없이 쪽지를 마룻바닥에 팽개쳤다.
그 다음날 또 장연상의 책상위에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는데 '십만금'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돈을 은밀히 전해 받은 장연상은 사건을 흐지부지 끝내 버렸다. 뒷날 어떤 사람의 추궁에 그는 말했다.
"십만금은 神하고도 통할 수 있는(錢可通神) 액수인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나를 죽였을 것이네."
장연상은 너무나 자신감이 넘치게 말을 했다.
본래 이 성어는 유전능사귀추마(有錢能使鬼推磨)와 통한다.
돈만 있으면 귀신을 불러서라도 능히 연자맷돌을 돌리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뇌물에 대한 차원 높은 풍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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