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면 화촌리 차은숙(64)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회관에 나오셔서 편하게 지내게 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죠”라고 말했다.
 

옥천 화촌리는 34가구 54명이 살고 있다. 화촌리 2번째 여성 이장인 차 이장은 마을 부녀회장을 하다 주민들이 이장을 해보라는 추천으로 지난 2012년 부터 5년동안 이장을 맡고있다.
 

그녀는 이장뿐만 아니라 옥천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10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면내 각종 봉사활동도 마다 않고 하고 있다.
 

그녀는 한때 대기업 하청 일을 도맡아 하는 잘 나가는 사업체 사모님이었지만 소를 키우기 위해 24년 전 서울생활을 접고 남편의 고향인 해남으로 귀농을 했다.
 

남편의 본가는 마산이지만 시누이가 화촌리로 시집을 오면서 화촌리에 삶의 터전을 잡았다.
귀농 후 축사를 짓고 50여 마리의 소를 입식 했는데 이듬해 소 값 파동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소를 팔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중 열 마리는 한 푼도 받지 못할 정도로 소위 말해 망한 상황이었다.
 

차 이장은 사람도 죽고 사는데 어쩔 수 없다며 당시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 지금은 논 150마지기와 밭 6마지기 농사를 짓는다. 논 작물은 벼와 보리맥주맥, 밭작물은 고추, 깨, 콩을 재배한다.
차이장의 꼼꼼함은 마을곳곳에서 찾 아 볼수 있다.
 

마을 회관 화장실이 밖에 위치해 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많아 화장실 가는 길에 비가림 시설을 설치했다.
또, 회관 옆 정자 이용을 편리하게 하기위해 회관에서 정자로 바로 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세세 한 것 하나까지 꼼꼼히 챙겨 주민들이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하겠다는 이장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차 이장은 사비를 들여 마을 회관에 노후 된 TV와 식기 등을 교체해 주고 마을 어르신들이 고생한다고 챙겨주는 쌈지 돈을 모았다가 어르신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한다.
그녀가 이장을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마을에 행사가 있으면 마을 기금에서 지출을 했는데 그녀가 이장을 하면서 주민들이 서로 십시일반 비용을 부담하면서 마을 기금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어버이날, 초복, 중복, 말복, 유두날은 마을 주민들이 한데 모여서 장만을 하고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집에 있는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는다고 한다.
 

화촌리는 주민들 우애가 좋아 못자리, 고추 모종, 김장 할 때도 서로 도와가며 품앗이가 몸에 배어 있어 이웃 마을에서 부러워 할 정도라고 말한다.
 

그녀가 이장을 하면서 화촌리에는 일명 ‘관광 통장’이 생겼다. 마을 어르신들이 자식들이 주는 돈을 십시일반 여행 경비에 사용하라고 기부한 돈을 모은다.
폐비닐 판매로 수익금까지 통장에 저축한다. 이 돈으로 마을여행을 다녀온다.
 

매년 3~4월이면 마을 전 주민들이 2~3일 코스로 여행을 갔지만 주민들의 연령대가 놓아지면서 당일 코스로 줄고 올해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아 참석을 많이 못해 아쉽다고 한다.
 

차 이장은 그동안 마을 승강장 앞 용·배수로에 풀이 많고 흙이 쌓여 있어 비가 오면 물이 넘치고 배수가 되지 않아 미관상 좋지 않았는데 개거 사업을 해 말끔하게 바꾸어 놓았다.
 

또, 마을 안길이 좁아 주차공간이 없었는데 하수도 관로 복개 사업과 마을 회관 앞길 옹벽 공사로 길을 넓혀 주차 공간을 만들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차 이장은 마을숙원사업의 대부분이 해결됐지만 주민들이 불편한 사항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 개선될수 있도록 한다.

천화촌 차은숙 이장은 여성이장 특유의 섬세함으로 마을의 변화와 주민들간 화합을 이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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