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 회관 건립기금 십시일반

“남외리 최대 숙원사업인 마을회관 신축사업, 마을이장을 하는 동안 반드시 마을회관을 짓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공사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뻐요”

문경숙(57) 이장은 10년 동안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오다 4년 전 마을 주민들의 추대로 이장을 시작했다.

남외리는 40세대 50여명이 살고 있는 비교적 큰 동네지만 아직까지 마을회관은 커녕 노인정도 없다. 그렇다보니 마을이장이 바뀔 때 마다 방송 장비를 옮겨야 하고 마을회의도 이장집에서 해야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쉬고 이야기 할 곳도 없는 것이 가장 큰 불편한 점이다.

그녀는 본인이 이장을 하는 동안 꼭 마을회관 지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난해 마을회관을 짓자고 하자 마을민들이 모두 그러자며 십시일반 돈을 모아 회관을 지을 땅을 구입했고, 해남군에 마을회관 신축을 요청 사업비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드디어 올 4월 마을회관을 짓기 시작한다. 이장을 하는 동안 꼭 마을회관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먼저 부족한 사업비를 자신의 명의로 대출까지 받았다. 문 이장은 올 년 말이면 새로 지은 마을회관에서 주민들 모두 모여 마을회의를 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문이장은 바쁘다. 그녀가 맡고 있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업인 미용실 원장, 마을미술 프로젝트 해설사, 요양보호사, 강강술래·부녀농요 진흥보존회 감사 등 아침에 눈 뜨면 저녁 12시경에야 모든 일이 끝날 정도다.

아침 6시 마을 방송을 시작으로 여기저기 회의에 참석하고, 미용실 일도 해야하고 저녁엔 마을민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행정전달 사항을 설명한다.

모든 일이 끝난 저녁에도 편치는 않는다. 마을에 독거노인들이 많아 시도때도 없이 이장을 찾는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병원 행, 가전제품 고장 수리를 위해 그녀를 찾는다. 요즈음은 조금 줄어들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다보니 본업과 부업이 바뀔 정도다. 다른 일을 해야 하다보니 본업인 미용실 일은 뒷전(?)인 냥 예약제로 운영한다. 손님들 대부분이 마을과 주변마을 주민들이고, 그녀의 사정을 알기에 문제가 없다.

문 이장은 남외리에서 태어났다. 중학교까지 다니다 상경해 미용전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베터랑 미용사로 일했다.

그러던 중 1996년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미용실을 열어 사랑방 역할로 마을주민들과 하나가 됐다.

문이장이 마을주민들에게 갖는 마음은 각별하다.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서 인지 몰라도 동네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생각하며 힘 닿는데 까지 노력 할 거라고 말했다.

문 이장은 “지금 남외리는 여느 시골 마을처럼 고령화로 인해 어렵지만 앞으로는 활기찬 마을이 될 것이다” 며 “마을에 충무사가 준공되고,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볼거리 체험거리가 하나둘씩 늘어나면 관광객들도 더 많이 찾아 마을에 활력이 넘칠 것이다”고 말했다.

문 이장은 “고령의 마을 주민들인 할아버지, 할머니 등 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에 불평없이 호응 해주고, 선뜻 마을회관 신축비용까지 모아줘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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