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형제간에도 쉽지 않는 신장이식, 어릴적 같은 동네에 살던 후배에게 아무런 조건도 바람도 없이 신장을 이식해준 주인공이 있다. 옥천에 살고 있는 백모(59)씨다. 도시에서 살다 15년전 고향 옥천으로 귀향한 백씨, 해남읍교회를 다니던 중 동네 후배인 김모(52)씨를 만났다.

세월이 흘러 만난 두 사람, 백씨는 김모씨가 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고 신장이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신장이식을 해줄 사람도, 형편도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3개월전, 백씨는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김씨의 이야기를 듣고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검사해서 맞으면 내가 주면 돼 잖아"라고 약속해버렸다.

약속은 했지만 생각해 보니 겁이 났다. 물릴수도 없는 일, 서울병원을 오가며 수차례 검사를 통해 신장을 이식해도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직까지 맞는다는데 못 한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 백씨는 자신의 신장이식으로 동생에게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고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용기를 내 지난달 말 김씨와 병원 수술실에 누웠다.

몇 시간에 걸친 신장이식 수술, 김씨는 수술 후 1주일간 입원하고 나서 퇴원해 집에서 몸관리와 동생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신장을 이식받은 김씨도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런 조건도, 바람도 없이 신장을 이식해 준 백씨, 이제 우린 동네 동생이 건강하게 생활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백씨는 자신의 이름과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취재요청을 몇차례나 거절했다. 신장이식 사연이 알려져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부탁에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는 것을 전제로 사연을 이야기했다.
 

저작권자 © 해남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