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지난 후부터 한우 가격이 올라서 지금은 괜찮아요. 2~3년 전부터 가격이 좋지 않았고 올해 세월호 사건 이후 한우소비가 급감해 힘들었는데 조금 나아졌어요. 하지만 가격 변동이 심해 마냥 좋지만은 않네요”

한우농가가 오랜만에 웃음꽃을 띄고 있다. 추석을 맞아 오름세를 탄 한우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지난 11일 해남 우시장 경매 낙찰 가격을 살펴보면 암송아지 261~120만원(평균가 191여만원), 수송아지 309~185만원(평균가 261여만원)에 거래됐다.

임신우는 412~240만원(평균가 314여만원)이었다. 비육소의 경우 1kg당 9350~6850원(평균가 8213원)에 낙찰됐다. 이를 600kg으로 환산하면 561~411만원(평균가 492여만원)에 거래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11일 경매최고가와 비교하면 암송아지 86만원(2013년 10월 175만원), 수송아지 51만원(2013년 10월 258만원), 임신우는 187만원(2013년 10월 225만원)이 올랐다.

비육소는 1kg당 650원(2013년 10월 8700원)이 올랐으며, 600kg로 환산하면 39만원(2013년 10월 522만원)이 올랐다.

하지만 한우 가격 오름세에도 한우농가들의 전망은 썩 밝지만은 않다. 일단 2년 반 동안 키워낸 소가 어떤 등급을 받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고, 수입산 소고기 비중이 늘어나면서 한우 소비량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또 적절한 한우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점도 걱정이 많다. 서민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한우 소비량이 줄어들고, 한우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소비량은 더욱 줄어든다. 소 가격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소를 판매해도 사육비용을 제하고 나면 별다른 소득이 남지 않는 점도 문제다. 최근 몇 년 동안 사료값 등이 오르기만 한 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년간 축산업에 종사한 모 농가는 “사료값은 조금이라도 올릴 이유가 있으면 크게 올리는데, 떨어질 이유가 생겨도 가격하락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료는 미국이나 캘리포니아에서 수입하는 옥수수 등의 곡물인데, 지난 1~2년은 미국 등 수입 국가의 곡물이 흉작이었던 상황과 달러 불안정이 맞물려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곡물이 풍작이고 달러가 안정화됐어도 사료값 인하를 하지 않아 한우농가의 부담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농가는 “현재 사료 25kg가 송아지용은 1만 4000~5000원, 비육소용은 1만 2000~3000원 선이다. 몇 년 전에는 사료 한 포대가 1만원 이하 가격을 유지했는데 지금은 떨어질 기미가 없다”며 “한 마리가 한 달이면 10만원 어치를 먹는다. 지금은 한우 가격이 오름세지만 언제 다시 떨어질지 모르는데 사육비용은 날이 갈수록 오르기만 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군은 조사료로 이용되고 있는 이탈리아 라이그라스 종자 구매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들은 군이 구매 단가비용을 높게 측정하고 있어 일반 업자들을 통해 사는 것과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30%를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실제 지원비용은 10%도 채 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원비용 현실화와 함께 겨울 휴경논에 조사료를 재배해 지원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모 한우농가는 “50두 이하의 소규모 축산농가들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며 “소규모의 경우 투자비용대비 적자를 내는 경우가 많아 사육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개인 축산농가 지원사업이 거의 없고 법인체만 해당되는 경우가 많아 소농들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농가들은 현재 한우 거래량과 가격은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상황이지만, 최근 몇 년간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변동이 심해 전망이 밝다고만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입산 소고기와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소비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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