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마산출신 이지엽(56)시인이 이호우·이영도 문학제에서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지엽 시인은 연시조 ‘그리운 패총(貝塚)’으로 엄중한 심사를 거쳐 2014 이호우·이영도 문학제의 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 ‘그리운 패총(貝塚)’은 현산 백포만의 선사시대 유적인 조개 무덤을 이지엽 시인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시조다. 네 수로 된 연시조이며, 유적인 패총을 다양한 표현으로 활달하게 풀어낸 빛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경북 청도에서 진행되며 상금은 2000만원이다.

이지엽 시인은 “시조의 길을 열어주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신 이호우·이영도 선생님의 상을 받게 돼 감격스럽다”며 “우리 시조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욱 고민하라는 뜻이라 여기고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호우·이영도 오누이는 현대시조를 민족문학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들을 기리기 위해 이호우·이영도 시조문학제가 마련됐다.


그리운 패총貝塚

이지엽
 

하얗게 뼈만 남아 육탈된 시詩를 보러
백포만 주머니꼴 낮은 구릉 찾아 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조의를 표했지

이미 화석 되어 켜켜이 쌓인 퇴적층 속
긁개와 돌창 든 사내 뒷모습이 외로웠어
손들어 웃는 모습이 낯선 변방 같았어

고인돌과 독무덤 사이 흘러간 수세기를
정을 비운 몸만으로 층층 쌓아 막아선들
어찌 다 적을 수 있을까 원시의 숲 눈먼 책들

껍데기가 집이 되고 나라가 되는 동안
깡마른 음계의 바람 같은 말씀이여
논물이 그리운 봄날, 재두루미 입술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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