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는 불황을 모른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현재 해남의 학원 수는 입시학원과 미술·음악·컴퓨터 학원까지 포함해 모두 59곳이다. 8년 전 학원 수가 104개였음을 감안할 때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 벌써 두 곳이 문을 닫았다.

모 원장은 “학원 운영을 25년 정도 했는데, 요즘 학원 경기는 안쓰러울 정도다”라며 “새로 개원한 학원의 경우 길어봐야 5년으로 본다. 5년 후에도 버틸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0여년 넘게 운영 중인 학원들이 있는 반면, 신생 학원의 경우 오래 버티기 힘든 실정이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학원생이 30%정도 감소한 것 같다며 강사 대비 학생수가 부족해 문을 닫는 학원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학원가의 이 같은 분위기는 1차적으로 해남의 학생 수 감소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견이다. 모 부원장은 “학원도 학원이지만 해남이 걱정스러울 정도다. 학생 수가 늘어날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며 “세를 들어 운영하는 학원은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해남의 전체적인 인구수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수가 급감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포함한 학생 수를 비교해보면 지난 2010년 9187명, 2011년에는 8880명, 2012년에는 8337명이었으며 지난해 7858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인구수 감소뿐만 아니라 교육문화와 정책의 변화도 한 이유다. 고등학생의 경우 야간자율학습을 하기 때문에 주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데, 최근에는 방과 후 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 운영이 활발해지면서 학원생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나마 입시학원의 경우 학습진도를 맞추거나 선행학습을 위해 학생들이 찾아오지만, 음악·미술 등 예능계열 학원은 학교 정책에 큰 타격을 받았을거라는 의견이다. 방과 후 교실 수강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모 원장은 “예전에는 경기가 어려워도 아이들 학원만큼은 꼭 보냈었다면, 지금은 학원부터 줄인다. 공부는 적정 수준만 유지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학부모들도 늘어났다”고 답했다.

방학이면 학생들이 몰려 특별반을 운영했었지만, 최근에는 교육청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학생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진 않는 추세라고 밝혔다.

반면 ‘엘리트코스’를 지향하는 학부모들의 경우 학원이 아니라 과외를 선호하고 있다. 1:1 교육방식이라는 점과 학원보다 학습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서다.

현재 해남에 신고 된 과외소는 46개소로, 미신고된 과외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원과 맞먹는 시장규모를 갖고 있다. 이에 과외로 발걸음을 돌리는 학생이 늘면서 학원 학생수에도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모 원장은 자신의 봉급을 벌어가는 정도이지 학원운영으로 돈을 버는 건 요즘 해남뿐만 아니라 전라남도에서 찾기 힘든 경우라고 말했다. 그나마 강진·진도·완도·장흥·영암 6개군과 비교하면 해남 상황은 좀 더 낫다는 입장이다.

또 인구수 감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교육 정책의 변화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서 어려움이 따른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학원 운영과 교육정책 지지에 있어 딜레마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육 문화 변화에 있어서 학원 관계자들은 정규수업 이외에 학생들의 재능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 분위기에 긍정적이며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의 교육도 학생들이 걷고자 하는 길과 행복을 찾아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과 후 수업 등에서 이뤄지는 수업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학습과 놀이는 대척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자기계발활동을 진행함과 동시에, 학습도 하나의 자기계발로 보고 스스로 공부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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