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산 휴양림 유아숲 체험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프로그램을 진행할 기반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아쉬움을 사고 있다.

가학산 휴양림에서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인 유아숲 체험프로그램은 실내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숲 속에서 자유로운 놀이와 체험을 제공하는 녹색교육이다.

류정 숲해설가는 “유아숲 프로그램은 오감으로 자연을 느끼고 감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진행되는 체험활동이다”며 “유아숲 체험은 아이들이 사계절 숲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을 때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590여명의 아이들이 방문했고, 올해는 1200여명의 유아숲 체험이 예정돼 있다. 현재 연 1회 참여 가능하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들도 추가 체험이 가능하냐고 문의할 정도다. 가학산 휴양림에서도 외부 숲해설가를 초청해오다 지난해에는 상주 숲해설가를 채용해 적극적으로 유아숲 운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유아숲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해본 결과 아이들이 실제 뛰놀 수 있는 공간과 기반 시설은 미비한 상황이다.

현재 유아숲 체험프로그램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 칡넝쿨과 솔잎을 관찰하고 모자 만들기, 번데기 관찰과 그네타기 등의 프로그램이다. 장수풍뎅이 등 곤충관찰, 자연물을 이용한 악기 연주 프로그램도 진행했지만 올해는 중단됐다.

곤충관찰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없을뿐더러 당장 날씨가 좋지 않으면 체험을 진행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야외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나 비가림막조차 없기 때문이다.

참여 인원이 많을 때면 캠핑 방문객이 없는 경우 캠핑데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돌이 많은 가학산의 특성상 큼직큼직한 돌이 곳곳에 놓여 있어 현재는 공간활용에 제한이 많은 상황이다.

유아숲 체험프로그램이라는 안내 표지판은 있지만 휴양림에서 운영하고 있는 펜션에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공간이다. 그늘도 없고 실제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숲속 교실 등과 거리도 멀다.

근처에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중이지만 면적이 좁아 1팀당 2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상황에서 실제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놓고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활용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체험 확대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30평 규모의 숲 체험장을 구상하고 예산확보에 나섰으나 올해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다”며 “내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유아숲 체험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지난 주말에도 관계자들과 함께 유아숲 체험현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또 “우천시에는 휴양관 세미나실이 연중 운영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실내에서 유아숲 체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비할 계획이다”며 “유아숲 체험프로그램 내용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를 지속해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자연을 활용한 작은 아이디어에도 숲을 느끼고 즐거워한다. 잔디밭에서 튀어나온 여치에 눈을 떼지 못하고, 나무에 달라붙은 나방조차 신기해한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유아숲 체험을 바라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참나무가 많은 가학산의 특성을 이용해 장수풍뎅이 관찰 등을 진행하고, 자라나고 있는 나무를 이용해 살아 있는 자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공간 개발도 필요하다.

철쭉을 심어 이름이 무색한 유럽정원에도 야생화 등을 심어 평소 접하지 못한 자연을 보여주는 방안 등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지금 가진 가학산의 자원을 활용해 내실을 다질 때다.

가학산 휴양림에 방문한 관광객들도 유아숲 프로그램 안내문구를 보고 체험 요청을 문의할 정도로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관광객에게도 체험을 진행했을 정도다.

숲 체험프로그램을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게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학산의 관광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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