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가 된 듯이 예쁘게 불러주세요”

대한노인회 화원면지부에서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의 판소리수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30일, 30여명의 노인들은 전남대 고희성 연구원과 함께 구성지고 흥겨운 소리를 내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저기서 ‘얼씨구!’, ‘조오타~!’라는 추임새가 터져나오고, 소리에 몸을 맡긴 채 무릎장단을 치며 어깨를 들썩인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판소리수업은 보건복지부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전남대 소리문화연구소에서 ‘판소리건강 100세 프로그램 추임새’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금요일 1시부터 진행된다.

젊은 선생님의 지도에 열심히 대답하고 호응하며 한 박자씩 따라 부른다. 벌써 2개월동안 수업을 들었지만 아무리 차근차근해도 처음 배우는 구간은 쉽지 않은 법. 박자를 놓치기 일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소리를 낸다.

북을 치며 박자를 맞추는 선생님의 손에서 눈을 뗄 줄 모르고, 인쇄물에 자신만의 메모를 해가는 모습에서 배움의 열정이 가득 느껴진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굳은 몸을 풀어주기 위해 간단한 스트레칭도 함께 겸한다. 무릎을 두들겨보고, 쑥스럽지만 자신의 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스트레칭을 할 때마다 “아이고 니 몸 팔자나 내 몸 팔자나 똑같구나”, “내 무릎아 수고했다. 주인을 잘 못 만나서” 등 주위사람들과의 장난끼 가득한 잡담이 두런두런 오간다.

김정율(75) 참가자는 “평상시에 노인회관에 모이면 화투나 치고 노는데 소리 따라 부르면 정말 1시간이 금방 가. 어깨너머 같이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이야기 나누다보면 왠지 내가 젊어진 것 같아”라며 싱글벙글이다.

오는 10월 노인의 날 행사에서 직접 공연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 더욱더 열정적인 모습이다. 11월에 열릴 추임새경연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단다.

고희성 연구원은 “판소리는 단전에 힘을 주게 돼 오장육부를 활발하게 하고, 판소리의 이야기를 외움으로써 치매예방 효과도 갖고 있다”며 “특히 노인분들에게 판소리는 생활 속의 노래이기 때문에 노년생활에 즐거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전남대 소리문화연구소(062-523-3064)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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