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의 보급으로 동네 사진관들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터미널 근처 모 사진관. 24년 동안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어 단골손님을 꽤 많은 곳이지만 경기는 예전만 못 하다고 말한다.

업주는 “필름카메라를 사용했을 땐 사진을 찍으면 사진관에서만 사진을 현상인화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찍고 집에서 프린터로 출력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진관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가족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있지만 인구수가 줄어들다 보니 예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또 가족끼리 여행을 갔거나 모임 시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직접 찍는 경우도 많아 사진관에서의 가족사진을 찍는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기들의 백일·돌 사진도 많이 줄었다. 해남 임산부들의 경우 목포, 광주 등 산부인과에서 검진·출산을 하다 보니 산부인과와 연결된 사진관에서 만삭사진부터 백일·돌사진을 계약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 해남은 시골이라 도시보다 잘 찍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도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다.

환갑잔치 등의 출장 촬영 수도 급감했다. 고도리 모 사진관은 “60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했는데 요즘은 칠순부터 잔치를 하기 때문에 출장촬영이 줄어들었다”며 “예전에는 일주일에 하나 정도 출장촬영을 나갔다면 이제는 한 달에 1~2건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5일 시장 인근이라 면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데, 이 때문에 다른 사진관보다 시골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방문하는 손님들도 연세가 있는 노인들이거나 다문화가정에서 많이 찾는다고 답했다.

“노인 손님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진 찍는 것뿐만 아니라 카메라 조작법을 물어보러 오는 손님도 많아요”라며 “면단위 다문화가정에서 찾아오는 편이라 결혼사진 손님은 꾸준한 편이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모 업주는 “지난 2005년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이후부터 힘들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철야작업도 했을 정도지만 지금은 손님이 없어 밤 8시만 되도 문을 닫는 상황이다. 필름을 현상하러 오는 사람들이 없어 지난해에는 현상기를 아예 없애고 디지털 프린트기만 놓아둔 상태다.

증명·여권사진을 찍기 위해 손님들이 찾는 편이지만 증명사진을 쓸 일이 많지 않다보니 수입을 매출이라 말하기 힘들 정도라는 입장이다.

근처의 다른 사진관에서도 “문을 열어두는데 손님은 없다”며 “오랫동안 해온 일이고 업종을 바꾸기 쉽지 않아 계속 운영하고 있지만, 가게를 임대로 했다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가격도 예전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

인화지 등 재료비용은 올랐지만 손님들에게 가격을 올려 받을 수는 없는 것이 사진관의 입장이다. 터미널 모 사진관 업주는 “증명사진은 몇 년 동안 1만원을 받고 있지만 이 가격도 비싸다고 하는 손님들이 있어 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목포나 광주 등에서는 1만 3000원으로 올렸지만,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 해남에서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예전에는 사진 현상인화 이익 50%는 됐지만 지금은 다 옛 말이다”며 “매출은 꾸준하지만 원재료 가격이나 물가가 뛰어 순 마진은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면서 필름 인화를 주 업무로 했던 사진관들도 디지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최근 온라인상 저렴한 가격의 사진인화 업체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네 사진관들은 빠른 현상인화 시간과 고품질 작업 등의 장점을 내세워 손님을 끌어들인다는 입장이다. 또 포토북이나 포토액자 제작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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