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양파 생산 농민들이 정부의 일방적 농산물 수입 정책을 거세게 성토하며,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수입 중단과 생산비 보장을 촉구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와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마늘 양파 생산자 대회’를 열었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지금까지 양파 성출하기에 TRQ물량을 수입 한 적이 없지만 4월부터 지금까지 4차례나 수입공고를 하더니, 급기야 TRQ를 기존 물량의 2배인 4만 645톤으로 증량하는 개정안을 바쁜 양파 수확 철에 조용히 입법예고 했다”며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정부는 수입 농산물로 물가를 잡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당장 폐기하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의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인건비, 면세유, 농약값 등 농산물 빼고 모든 생산비가 폭등했고 작년에 정부가 수입한 마늘 1만톤이 소비되지 못하고 창고에 나머지가 쌓여있다” 며 “마늘재배 농민들은 마늘값 대폭락과 소득감소를 우려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뒷짐 지고 서서 마늘 경매가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재배면적이 늘어 가격이 하락하면 대책이 없고, 재배면적이 줄어 가격이 오르면 즉각 수입해서 잡지도 못하는 소비자가격 잡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농업 정책에는 공정과 상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모인 마늘 양파 생산 농민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양파 수입 중단과 마늘 수급 대책 마련 ▲국산 양파 5만톤, 국산 마늘 3만톤 공공비축 ▲생산비와 물가 인상률을 반영한 양파 마늘 공정 가격 보장 ▲양파 마늘을 포함한 주요 채소에 대한 전략작물 직불제 실시 △양파 마늘 TRQ 수입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정부의 TRQ 물량 확대 방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파농가 죽이는 저율관세 양파 수입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제대로 된 수급정책 하나 없이 생산비는 증가하는데 가격이 오른다는 이유로 마구잡이 수입을 강행하는 윤석열 정부 눈에는 농민들이 안중에도 없다”라며 “수입물량 도입 시기도 문제다. 5월은 양파 출하가 본격화되는 시기로 그동안 이 시기에 양파를 수입한 사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피해는 고수란히 우리 양파 농가가 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 농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격이 평년에 비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인건비나 비룟값 등 생산비의 대폭적인 증가 탓으로 가격 상승이 농가의 이윤으로 남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며 “자국 농민은 안중에도 없이 시기에도 맞지 않고 명분도 없는 양파 수입 대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상기온 등 기후변화로 예년에 비해 병충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현장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양파의 TRQ 물량을 올해 말까지 현행 2만645톤에서 4만645톤으로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한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5월 8일 입법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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