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며칠 동안 비가 흠씬 내렸다

죽은 듯 누워있던 엉클어진 잎들이

일제히 생기를 내뿜으며 노란 꽃을 피웠다

 

제주도서 옮겨와 산에서 다시 땅으로

은목서 카페 앞 화단에 뿌릴 내렸다

작년엔 멀미하더니 이젠 제법 생긋하다

 

똘망하게 눈 내밀고 잘있었어 시 아저씨

나처럼 돌다 왔구나 내력 짐짓 헤아리다가

눈으로 하나씩 쓰다듬는다 여기 맘껏 살아라

· 시작 메모 ·

겨울에도 피는 꽃이라며 이곳 시에그린 정원사며 고문인 김호 어르신이 산에 있는 공방에서 옮겨와 이곳 시에그린 카페앞에 심었습니다. 작년엔 시들하더니 요 며칠 사이 내린 비에 몰라보게 푸릇푸릇 싱싱하게 꽃대를 들어 올렸습니다. 제주도에서 왔으니 멀리 돌아온 것입니다. 해남에서 서울로 다시 진도로 내려온 나만큼이나 돌아온 내력을 생각하자니 마음이 애잔해졌습니다. 그것도 잠시 똘망한 노란 꽃들이 요기요 요기 눈맞춤을 하며 시끌법적 야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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