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2021년 기준 0.81까지 떨어졌다. 2018년 합계출산율이 1미만으로 떨어진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 현상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인구감소 및 고령화 등 이슈들이 기사를 장식하는 것도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저출산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비단 여성, 보육·교육, 복지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먹거리 영역에서도 출산장려 여건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동참했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20년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은 2019년 국민참여예산 제안사업 820건에서 중 2등을 차지할 만큼 국민적 호응이 컸다.

저출산 시대에 출산장려 여건과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 전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이 시작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참여 지역이 점차 확대됐으며, 사업에 대한 임산부의 만족도 역시 향상됐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시범사업 성과평가 연구(2022)에 따르면 ‘친환경농산물 임산부 지원 시범사업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2021년 58.4%, 2022년 69.8%로 조사돼 일 년 사이에 11.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출산 준비 및 육아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중이 무려 84.9%를 차지해 매우 실효성 있는 사업으로 평가됐다.

특히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은 일반 소비자들에 비해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임산부들에게 실제 선호하는 농산물을 제공한다는 점과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산부의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아이를 위해 섭취하는 식품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며, 요구되는 영양섭취량 및 에너지필요량도 변화된다. 그러나 임산부의 영양섭취 요구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필요로 하는 만큼의 영양소 섭취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본인 스스로를 위한 균형 잡힌 식단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 잦은 수유부의 경우, 비타민A와 비타민C 등 필수 영양소 섭취율이 임신부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와 같이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누구나 일시적으로 영양 불균형 상태 등과 같은 먹거리 불안과 취약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에는 주로 소득과 연령 기준에 따라 먹거리 취약성을 판단해 취약계층에게 식사 서비스와 식품 등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먹거리 취약성 판정 기준 측면에서 결식, 일시적 먹거리 접근성 및 불안정성 문제발생, 일시적 환경적·신체적 영양요구 증대, 영양교육 등 역시 먹거리 취약성을 대표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맞벌이 부모를 둔 돌봄 교실의 초등학생, 아침식사를 거르는 청소년, 생애 첫 아이를 가진 부모 등이 그 사례이다. 먹거리 취약성을 가구 소득만을 기준으로 구분해 평가한다면 이들 대부분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나, 중요한 생애주기 기간 동안 먹거리 불안정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정부는 올해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158억 원)’과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72억 원)’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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