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이런 방房이라면 좋겠다

한지에 스미는 은은한 햇살받아

밀화빛 곱게 익는 겨울

유자향 그윽한

 

내 사랑 이런 뜨락이라면 참 좋겠다

눈 덮여 눈에 갇혀 은백으로 잠든 새벽

발자국 누군가 하나

꼭 찍어 놓고간

 

 

· 시작 메모 ·

입춘이 지났는데도 바람이 많이 붑니다. 진도는 바닷가라 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박주부 조각가의 3미터 되는 긴 입상 작품이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는 햇살을 받아 따사한 방에 다리를 묻고 해남 물고구마

를 먹으며 그 바람소리에 멍을 때리고도 싶습니다. 귓밥을 후벼대는 바람소리

에는 통쾌한 쾌감 같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날

이라면 그도 또한 좋습니다. 조용히 쌓인 새벽 눈밭을 보면 첫 발자국 찍으며

금방이라도 귀한 안부를 전해주는 누군가가 꼭 올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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