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의 업무는 마치 집안일과 같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나지 않고, 돌아서면 다시 어질러져 있어 열심히 청소한 티는 전혀 나지 않는 집안일말이다. 일일 환경미화원이 되어 그들의 삶에 참여하면서 느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다.

도로나 골목길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는 이제 특별한 풍경도 아니다.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린 얌체 쓰레기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읍사무소에서는 쓰레기 불법투기를 막고자 유행어를 사용한 현수막까지 곳곳에 내걸었지만 불법투기하는 군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대수롭지 않게 버린 쓰레기 하나에, 다른 군민이 쓰레기 하나를 더하고 또 다른 군민이 쓰레기 하나를 더한다. 점차 쌓여간 쓰레기더미는 어느새 쓰레기장이 된다. ‘나부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는 인식이 있다면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쓰레기 버리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일몰 후부터 자정까지 쓰레기를 내놓아야 새벽에 출근한 환경미화원들이 깨끗이 수거할 수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제때 수거하지 못해 다음날 새벽까지 쓰레기가 방치된다. 그렇다고 환경미화원이 언제 내놓을지 모르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하루 종일 읍내를 헤맬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분리수거에 대한 인식도 바뀔 필요성이 있다.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다보니 완벽하게 분리수거 해 내놓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 같은 물건이라도 부위에 따라 재료가 달라 난감한 경우도 발생한다.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분리수거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예시가 포함된 안내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미화원이 되어보면서 느낀 것은 군민 한 명 한 명의 소소한 참여가 군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 명의 불법 투기가 군 전체에 악영향을 낄 수도 있다. 일종의 나비효과다.

환경미화원은 해남을 깨끗하게 만드는 사람이지 군민들의 귀찮음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모 예능프로그램처럼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지 말고 ‘나부터 하면 돼’를 외쳐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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