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장어탕과 담백한 천하탕

요즘처럼 겨울바람이 매서울 때 뜨끈한 보양 먹거리로 속을 든든히 채우기 좋은 식당이 있다. 바다장어가 전문인 ‘천하’식당이다.

천하식당의 주 메뉴는 장어를 푹 고아 만든 바다장어탕이다. 이상미(33)사장은 건강식이면서도 몸보신할 수 있는 음식을 찾던 중 장어를 떠올렸다. 지인이 바다장어를 잡고 있어 장어식당을 한다면 신선한 바다장어를 공급해주겠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단다. 음식의 맛은 신선한 재료가 첫째라는 생각에서다.

요리 방법을 고민하며 맛을 찾고, 손님들의 마음에 맞추기 위해 시식회도 여러 번 열어가며 음식 맛을 발전시켰다. 그렇게 완성된 음식이 바로 장어탕이다.

장어탕은 먼저 장어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넣고 구이용 장어에서 발라낸 뼈까지 함께 넣어 3시간동안 푹 고아낸다. 장어 육수가 잘 우러나면 뼈와 살을 분리해 뼈를 걸러낸 뒤 뚝배기에 담고 살을 풀어낸다.

여기에 장어 비린내를 잡아줄 마늘 등과 시레기를 푸짐하게 넣고 팔팔 끓이다 얼큰한 맛을 내도록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첨가한다. 장어의 고소한 향에서 식욕을 자극하는 매콤한 향이 날 만큼 끓여내면 장어탕이 완성된다.

뜨끈뜨끈한 뚝배기에 담긴 장어탕을 한 숟가락 가득 떠 맛보면 푹 고아낸 장어육수의 깊은 맛에 얼큰한 양념이 곁들여져 입맛을 당긴다. 비린내가 나지 않아 자꾸 손이 간다. 밥을 말아 후루룩 삼키면 속도 든든하고 겨울 추위가 두렵지 않을 정도다. 7가지 제철 밑반찬도 젓가락질을 부추긴다.

장어탕의 종류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천하탕이다. 천하탕은 여수식 장어탕으로, 장어 육수에 막 잡은 바다장어를 토막내서 뼈를 걸러내지 않고 끓인다. 고춧가루 등의 자극적인 양념을 하지 않고 된장으로 맛을 낸 뒤 상에 내기 전 숙주를 넣어 살짝 끓여낸다.

천하탕은 요리 직전 잡아낸 신선한 장어의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구수하고 아주 담백한 맛이 별미다. 속에 부담이 없어 편히 먹을 수 있다. 얼큰한 맛을 선호하는 손님들을 위해 송송 썬 청량고추를 따로 곁들여 기호에 따라 넣어먹을 수 있다. 장어를 즉시 잡아 만들기 때문에 20분 정도 소요되니 음식을 빨리 즐기고 싶다면 예약하는 것이 좋다.

또 바다장어, 매일 아침 배달되는 키조개와 오리고기나 삼겹살을 선택해 맞춤 구이를 해먹을 수 있는 삼합 한 상도 인기다. 두세 명의 손님들도 즐길 수 있도록 재료를 고를 수 있게 했다.

이사장은 식당을 운영하며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청결이라고 말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의 청결은 물론이고, 잔반은 손님이 상에서 떠나는 순간 전부 폐기한다. “아버지는 음식의 기본은 청결이라고 하셨어요. 신선한 재료로 청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요”라며 가든을 운영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단다.

또 “아버지는 전국팔도를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맛보셨어요. 집에 오시면 전국에서 맛본 음식을 설명하며 어머니께 만들어 달라 하셨죠. 덕분에 다양한 음식을 접해보고 자랐는데, 식당 운영할 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손님들이 기분 좋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드는 게 운영 철학이다. 맛이 없으면 배가 덜 차도 숟가락을 놓기 마련이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 배불리 먹고 가실 수 있도록 하고 싶단다.

“식당은 맛있고, 친절하고, 깨끗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걸 꾸준히 지켜나가다 보면 한 번 온 손님이 두 번 오고, 두 번 온 손님이 세 번 오지 않을까요”라는 이사장의 목표는 전국에 입소문이 퍼지는 것이다. 젊은 여사장의 당찬 꿈이 천하식당에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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