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아침 기분으로 진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던 어느 날, 잔뜩 찌푸린 얼굴로 어머니 뻘 되는 어르신 한 분이 진료실로 들어오셨다. 사연을 들어본 즉 슨, 눈이 침침하여 안경점을 갔더니 안과로 가보라고 했다고 해서 왔다고 하셨다. 자세히 보았더니 백내장이었다.

“어머니, 두 눈에 백내장이 껴서 안보인 것이고, 수술하면 좋아집니다.” 라고 했더니, 이대로는 침침해서 도저히 못 살겠으니 당장 수술해달라고 해서, 그 날 오른쪽, 다음 날 반대 쪽을 수술해 드렸다. 수술 다음날, 시력 잴 때 하시는 말씀, “오매, 징하게 잘 보이네잉!”

위 사례는 진료실에서 사실 매일 보는 풍경이다. 안과를 오시는 어르신들의 가장 흔한 증상은 침침함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많은 것이 위의 경우인 백내장이다.

백내장은 검은 동자 속에서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면서 침침해지는 질병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오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 국민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이 백내장이란 통계도 있을 정도이다.

침침한 단계를 지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멀리서 오는 사람도 분간하기가 어려워져서, 간혹 아는 사이인데도 모른 척 한다는 핀잔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기도 한다.

치료는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수술의 효과는 즉시 나타나고 잘 보이게 된다. 수술 시 아플까 봐 걱정하는 분들도, 수술 후에는 환한 웃음을 짓는다.

왜냐하면 수술할 때 주사를 놓지 않고 안약으로 마취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수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0 대 부모님이 30대 따님보다, 수술 후에 시력이 더 좋게 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제 몇 년 안으로 백내장수술은 노년기에 필수코스가 될 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잘 보이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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