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평소 일에 치여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멀게만 느껴지는 주제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살다보면 의외로 심심치 않게 주변 지인들의 갑작스런 죽음의 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병원에서 근무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갑자기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노인 분들이 많은 이곳 해남지역은 인구가 많은 대도시 소재 대학병원 못지않게 늦은 밤에 위급한 환자 분들이 응급실을 많이 방문하고 있다.

이들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평소에 간헐적인 증상을 느꼈던 환자 들이다. 이들은 평소 증상이 있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한 번도 병원을 찾지 않았던 분들이거나 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스스로는 병원을 찾을 수 없는 의료 소외계층 환자 분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전에 병원에 방문해 생활습관 개선 및 치료 방향에 대해 상담을 받았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지 않았던 분들이다.

요즘처럼 영하를 밑도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에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빈도가 늘게 된다. 기온이 낮아지게 되면 체내 혈관들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 경우 평소 앓고 있던 심·뇌혈관 질환의 증상이 악화 될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경우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을 오래 복용하다 보면 “약 한 두 번 안 먹어도 별 일 없었으니까, 띄엄띄엄 먹어도 되겠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실제로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해 위급한 증상이 발생돼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현실이다. 담당 의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소 주인이 외양간을 평소에 관리를 안 해서 소를 잃어버린 경우이다. 소는 도둑 맞으면 돈을 모아 또 살 수 있겠으나, 건강은 한번 잃게 되면 다시 회복이 어려우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후자의 경우가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 중 하나이다. 평소에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주변에서 또는 병원에서 들었을텐데, 늦게나마 이를 실천에 옮겼더라면 과연 오늘 이 자리 이 시점에서 이런 상황을 맞이하였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평소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요즘처럼 적절한 검사를 받아 병을 진단받고, 이에 따른 치료를 받아 건강해질 수 있을 정도로 현대의학이 발달한 시점에서는 본인이 평소에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관리하는 만큼 건강히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 소외계층의 환자 분들의 경우는 국가나 지역 사회가 의료정책을 보완하여 방문요양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일반인들의 경우는 건강검진, 암 검진 등을 받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에 없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하여 담당의사와 상담하고 이에 따른 검사,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 수는 없겠지만, 평소 생활 습관의 개선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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