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머리털의 길이가 삼천 길이란 뜻으로, 중국 문학의 과장적 표현으로 널리 인용되는 문구다.
'백발 삼천장'이란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시 〈추포가(秋浦歌)〉 17수 중 한 수인 오언절구(五言絶句)에서 나온 말이다.
흰 머리털이 (자라 어느새) 삼천 길 [白髮三千丈(백발삼천장)]
근심으로 인하여 이처럼 길어졌네 [緣愁似箇長(연수사개장)]
알지 못해라 밝은 거울 속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
어디서 가을 서리를 얻었는고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
이 시는 만년에 귀양에서 풀려난 이백이 추포(秋浦)에 와서 거울을 보고 이미 늙어버린 자기 모습에 놀라서 지은 연작(連作) 중 한 수이다.
이 유명한 '백발의 길이가 삼천 길'이란 표현은 중국 문항의 과장적 표현으로 널리 인용되는 문구인데 요즈음에는 '과장된 것을 비웃는 말'로 흔히 쓰이고 있다.

복마전(伏魔殿)
악마가 숨어 있는 전당. 또는 나쁜 일이나 음모 등이 끊임없이 꾸며지고 있는 곳이란 뜻이다.
북송(北宋) 인종(仁宗) 때의 일이다.
전염병이 유행하자 이를 걱정한 인종은 장시 성 신주(信州)의 용호산(龍虎山)에 사는 장진인)이라는 도사에게 한시바삐 상경해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기도를 시키기로 했다.
그 사자로 전의 태위 홍신을 임명했다.
홍신이 용호산에 도착하자 마침 장진인은 외출중이었다. 그는 도관(道觀:도교의 절과 같은 곳) 여기저기를 구경하던 중,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그곳 문 위에 "복마지전(伏魔之殿)"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고, 문에는 커다란 자물통이 매달려 있었으며, 문짝의 틈새에는 10여장의 봉함지가 붙어 있었다. 홍태위가 이상히 여겨 물어 보았다.
"이건 무슨 신전이오?" 안내를 해주던 도사가 말했다.
"그 옛날에 노조천사(老祖天師)님이 마왕을 진압하신 어전입니다. 함부로 열어서 마왕을 달아나게 하면 큰일나니 결코 열면 안 된다고 금지되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홍 태위는 호기심이 생겨, 꺼림직해 하는 도사를 위협해 억지로 문을 열게 했다. 들어가 보니 안은 텅 비어 있고, 한복판에 돌비가 있었다. 그리고 그 돌비 뒷면에 "홍을 만나 연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홍 태위는 그것을 보고 웃었다.
"봐라, 몇백 년 전부터 내가 여기 와서 이걸 연다는 것이 정해져 있었다. 생각건대 마왕은 이 돌에 있는 모양이다. 어서 마왕을 파내라."
도사는 할 수 없이 잔뜩 겁을 집어먹고 돌을 파내었다.
1미터쯤 팠을 무렵 2미터 사방쯤의 돌 뚜껑이 눈에 띄었다. 홍 태위의 재촉에 못 이겨 마지못해 그 뚜껑을 열자, 속에서 굉장한 소리와 함께 한줄기의 검은 연기가 솟아올라, 천장을 뚫고 하늘로 뿜어 오르는가 싶더니, 몇백 줄기의 금빛으로 되어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그때 장진인이 돌아왔다. 그는 넋빠진 사람처럼 멍청하게 홍 태위에게 말했다.
"당치않은 짓을 하셨군요. 거기에는 36의 천강성, 72의 지살성, 도합 108의 마왕을 가두어 둔 것입니다. 이것을 풀어 놓았으니, 마왕들은 머지않아 천하에 소란을 일으킬 것이 틀림없습니다."
홍 태위는 겁에 질려 허둥지둥 도성으로 돌아왔으나, 마왕을 풀어 놓은 일은 단단히 입막음해 놓았다.
그로부터 약 50년 후 철종(哲宗) 때에 장진인이 염려했던 대로 108의 마왕은 송강(宋江) 등 108명의 사나이로 환생하여, 운명의 실에 의해 양산박(梁山泊)으로 끌어들여져 《수호전(水滸傳)》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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