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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초경사(打草驚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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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4  0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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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하다는 뜻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다. 생각 없이 한 행동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다는 의미다.
수호전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양산박(梁山泊)에 웅거한 송강(宋江)의 무리가 동평부를 공격할 무렵, 구문룡(九紋龍) 사진(史進)이 계책을 내놓았다.
성안에 있는 이서란(李瑞蘭)이라는 기생의 집을 거점으로 만들어 움직이자는 것이었다.
송강의 승낙을 받아 낸 일행들이 찾아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키는데 어느 날 이서란은 뚜쟁이 할멈과 잡담을 나누다가 그런 말을 해 버렸다. 할멈은 몹시 화를 냈다.
"이거 봐, 속담에 말이야. 벌이 몸안에 들어오면 옷을 벗고 쫓아낸다는 말이 있어. 그런데 이게 뭐야? 그 자는 나라에서 방을 내건 중죄인 아니냐 말이야. 서둘러 관가에 고발해야 하는데 왜 끼고 도는 거야?"
옆에서 듣고 있던 할멈의 남편이 끼어 들었다.
"그야 그렇지만 돈까지 받았는데 그럴 수 있나."
"어라. 이 양반 좀 봐. 그런 말을 한단 말이야?
우린 사람을 속여 밥을 먹고 있잖아. 그런데 무슨 말라빠진 의리고 돈이야?"
할멈은 다짜고짜 관가로 달려갈 기세였다. 남편은 별수 없다는 생각에 소란이나 막아 볼 생각을 했다.
"할 수 없지. 그렇다면 서란으로 하여금 술을 가지고 들어가 만취를 시켜 도망을 못 가도록 해야지. 풀밭을 두드리면 뱀을 놀라게 하거든. 알겠소 할멈?"
평소와는 달리 서란의 행동이 수상했지만 사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술을 마시고 서란과 희희낙낙 수작을 벌이다 결국 관원들에게 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풀밭을 두드리면 당연히 뱀이 놀란다. 놀란 뱀은 풀밭을 건드린 자를 물려고 할 것이다.

철면피(鐵面皮)

왕광원(王光遠)이란 사람이 있었다. 학재가 뛰어나 진사(進士)시험에도 합격했으나 출세욕이 지나쳐 그는 고관의 습작시를 보고도 '이태백(李太白)도 감히 미치지 못할 신운(神韻:신비롭고 고상한 운치)이 감도는 시'라고 극찬할 정도로 뻔뻔한 아첨꾼이 되었다.
아첨할 때 그는 주위를 의식하지 않았고 상대가 무식한 짓을 해도 웃곤 했다. 한 번은 고관이 취중에 매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자네를 때려 주고 싶은데, 맞아 볼 텐가?"
"대감의 매라면 기꺼이 맞겠습니다. 자 어서…‥."
고관은 사정없이 왕광원을 매질했다. 그래도 그는 화를 내지 않았다. 동석했던 친구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질책하듯 말했다.
"자네는 쓸개도 없나? 만좌(滿座) 중에 그런 모욕을 당하고서도 어쩌면 그토록 태연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잘 보이면 나쁠 게 없니."
친구는 기가 막혀 입을 다물고 말았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광원의 낯가죽은 두껍기가 열 겹의 철갑(鐵甲)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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