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여 부르면 아픈 4월이여
한라산 바라보는 중산간 마을이 다 불타고
마을 사람들이 동백꽃처럼 뚝뚝 떨어져 죽었던
무자년 4월이여, 유채밭 노란 현기증의 4월이여

반공개 투표, 야당참관인 축출, 투표함 바꿔치던
4월이여 득표수처럼 조작되던 4월이여
말이 안 되는 3. 15 부정선거로
학생과 시민이 분연히 일어서고
마침내는 김주열군 눈에 박힌 최루탄, 그
참혹한 형상이여
"이승만 하야와 독재정권 타도!"
총칼을 앞세운 무력과 비상계엄령에도
댓잎처럼 무장무장 차오르던 4월이여

절망하며 분노하며 무너지던 4월이여
침몰하는 세월호를 보며
발 동동이던 안타까운 4월이여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기다리라는 말에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그대로 몰사하였다
실종된 나라 실종된 4월이여
3년 만에 배는 돌아오고
광화문 사거리에는 오늘도 천막 농성중이다
295명의 돌아오지 않는 이름, 노란 리본의 사월이여

이제는 4월이여 오너라 잔인한 달이라 노래하던
엘리어트의 4월이 아니라 붉은 동백 뚝뚝 지는 4월이 아니라
유채꽃 멀미와 노란 리본의 4월이 아니라
미세먼지는 다 보내버리고 새 소리 울음처럼
청명한 울림으로 오너라
벚꽃 우르르 피었다 지더라도 연초록 물오르는 나무들처럼
다음 생에선 더 슬프지 않는 4월로 오너라

■시작메모

4월이 가고 있습니다. 붉고 노란 봄이 가고 있습니다. 잔인하고 아픈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프고 슬픈 4월이 안 오면 좋겠습니다. 따뜻하고 고운 4월만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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