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만일암 느티나무와 해남군청 앞 느티나무가 산림청이 선정한 '이야기가 있는 보호수' 100선에 선정됐다.
산림청은 전국 1만4000여 본의 보호수 중 숨은 이야기가 있는 보호수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추천과 현장 조사를 거쳐 100본을 선정했다.

 

1100년 수령 대흥사 만일암 느티나무

해남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가 근처에 우뚝 솟은 산이 두륜산(703m)이다. 남서쪽의 대둔산(672m)과는 자매봉을 이룬다.
흔히 대둔산, 대흥산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산자락에 조계종 제22교구의 본사인 대흥사(일명 대둔사)가 있어서이다.
두륜산의 정상에 서면 멀리 완도와 진도를 비롯하여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바라다 보인다. 식생은 난대성 상록 활엽수와 온대성 낙엽 활엽수가 주종이다.
두륜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정상 가까이에 다다르기 전에 이르면 만일암 오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만일암은 17세기 후반에 지은 대흥사의 산내 암자라지만 정확한 기록이 없다. 만일암의 모든 전각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겨우 고려시대의 석탑 양식을 볼 수 있는 오층석탑만 남아 있다.
만일암 터의 오층석탑 인근에 하늘 높이 자라는 노거수의 느티나무가 있다.
이 느티나무는 오래 살고 있는 만큼 그럴싸한 전설도 있다. 북미륵과 남미륵을 조성할 때 날이 저물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해를 잡아맸다는 이야기이다. 천상계와 인간계가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옛날 옥황상제가 사는 천상에 천둥과 천녀가 살았는데, 이들은 천상계율을 어겨 죄를 짓고 하늘에서 쫓겨났다.
이들이 다시 하늘에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하루 만에 바위에다 불상을 조각하는 일이었다. 천동과 천녀는 하루만에 불상을 조각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해가 지지 못하도록 만일암의 느티나무에다 해를 매달아 놓았다.
그리고 천동은 남쪽 바위에 서 있는 불상을 조각하고, 천녀는 북쪽 바위에 앉아 있는 불상을 조각하였다. 천녀는 앉아 있는 좌상의 불상을 양각으로 조각했기 때문에 서 있는 모습을 음각으로 조성한 천동보다 먼저 조각할 수 있었다.
불상 조각을 다 마친 천녀는 먼저 하늘에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 느티나무에 해를 매달아 놓은 끈을 잘라 버렸다.
해가 지자 금세 어둠이 찾아왔다. 천동은 더 이상 불상을 조각할 수 없었다. 천동은 결국 하늘에 올라갈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이야기의 전설은 천년수 느티나무와 미륵의 지나온 시간을 신비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떻게 살았을까
만일암 느티나무는 수령 1100년 이상이다. 당당한 위압감이 잠시 넋을 놓게 할 정도의 고목이다. 수고 22미터, 흉고둘레 7.5미터로 지난 1999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해남군의 나무 중에 수령이 가장 많다.
이 느티나무는 태풍 피해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고, 몇 년마다 잎이 무성하지 않고 성글게 달리기도 하지만 현재 생육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두륜산 위쪽의 만일암터 옆에 자라고 있다.

수령 500년 해남군청 느티나무
해남군청은 막혀있는 담장이 없어 출입이 쉽다. 드나드는 것이 자유롭다. 때문에 여름이 되면 해남군청 마당의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다.
해남군청 마당에 서 있는 고목의 느티나무가 여름철의 사랑방이다. 여름을 나는 어르신들은 자연이 주는 바람과 그늘이 있는 느티나무 둘레에서 땀을 식힌다.
해남군청의 느티나무 사랑방은 지역 어르신뿐만 아니라 외지서 온 민원들이 잠시 쉬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있다.
해남군청 정면은 천연기념물 제430호의 곰솔(해송)이 하늘 높이 치솟아 있다. 울타리에 의하여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곰솔은 ‘수성송(守城松)’이라는 안내판(표지판)과 표지석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느티나무는 천연기념물의 곰솔 옆에 늠름히 서 있다.
해남군청 민원실 앞에 위치한다. 노거수의 보호수이다. 광장에 있기 때문에 울타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울타리처럼 둥그스름하게 돌아가면서 놓인 목재 벤치가 보호를 하고 있다. 이 벤치가 바로 폭염을 이겨내는 그늘 쉼터이고 사랑방이다.
이 느티나무는 옛날에 제를 모실 때 제당으로 쓰였다.
당연히 신목이었고, 당산목의 역할을 하였다. 나뭇잎 빛깔이 좋고, 수형도 아름답다. 곰솔(수성송)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해남군청 건물과 함께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만 줄기의 공동이 많아 많은 부분이 충전되어 있는 점이 아쉽다. 느티나무의 수세에 영향이 없는 공동이었으면 한다.
이 느티나무는 2014년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옷을 입었다고 하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사회단체가 리본과 배 등 세월호를 상징하는 작은 뜨개질 조각들을 한 달에 걸쳐 만들어 하나로 연결하고 느티나무에 감쌌다. 회원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느티나무처럼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느티나무에 옷을 선물하였다. 또한 해남과 안산시가 함
께 아파하고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았다. 보호수에 덮개
를 입히는 것에 대한 규정이 없었기에 가능하였다

어떻게 살았을까
이 느티나무는 수령이 500년 이상이다. 1437년(세종 19년)에 식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고는 12미터, 흉고둘레는 4,5미터로 지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지정 사유는 노거수이고, 해남군청의 풍치 및 경관에 가치가 있어서이다.
이 느티나무는 여름의 기나긴 폭염에 사람들의 피서장소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느덧 군청의 느티나무 아래는 세상소식을 듣는 제일의 장소가 되었다. <자료출처: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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