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럼 와인 꼬냑 보드카 등 세계적인 여러 주류에서 보듯 전통주 분야는 지역(나라)의 부가 가치를 높이는 산업이기도 하고, 농산물 등 그 지역의 특산을 대규모로 소비하는 역할도 한다. 술 자체의 매출도, 관광객에 의한 수입도 탁월해 고급비즈니스의 하나로 꼽힌다

6차 산업의 대표적인 분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술 중 이런 가능성을 갖춘 술은 무엇일 까?
진도의 홍주와 함께 해남의 진양주를 그런 명주(名酒)로 세워보려는 노력이 우리 지역과 전라남도 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충분한 소질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둘 다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인정받는다.
애호가들도 많다. 차츰 국제적으로도 평가와 명성을 얻으리라고 본다.
진양주(전남무형문화재 제25호)의 기능보유자 최옥림 씨(영암 구림 출생)는 해남군 계곡면 덕정리에 시집와서 시아버지로부터 시집에 전해 내려오는 술 빚는 법을 배웠다.
일설에는 200여년전 조선 헌종 때 어주 빚던 궁녀가 세상에 나온 뒤, 영암 어떤 벼슬아치의 소실로 들어갔는데 그의 손녀에게 술 담그는 비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그 손녀가 덕정리로 출가해 진양주 대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이야기가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맛은 임금님 술로 손색없다고 평가된다. 전승과 복원이 잘 된 것이겠다.
/ “한산소곡주도 문화재라는데 우리라고 왜” /
5남매 중 큰딸로 태어난 최 대표는 가난과 6.25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 학업도 포기하고 부모님 농사일을 도왔다.
23세에 중매로 얼굴도 모르는 신랑에게 시집왔다. 그 집에서는 윗대부터 제사나 명절 때 쓸 술을 만들었다. ‘밀주 단속’시대여서 숨어서 조금씩 만들었는데 그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났다.
나중에 한산소곡주 얘기가 신문에 난 것을 본 시아버지가 문화재 등록을 하자고 했다.
좋은 찹쌀과 누룩을 써서 더 맛있다는 주변의 평가에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다. 시어머 니 돌아가신 후로도 20여년 시아버지를 모시며 이렇게 술 에 관해 배우고 의견을 교환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독보 적인 전통술의 전문가로 성장한 것이겠다.
홍주가 30~45도의 독한 술인 것과 대조적으로 진양주는 13도 안팎의 낮은 도수 맑은 술이다. 익은 술에 용수를 박아 윗부분을 떠낸 것을 정제(精製)한 것으로 ‘맑은 술’이란 뜻의 청주(淸酒)라고 한다. 남은 텁텁한 술은 탁주(濁酒)가 된다

/ 세계화에 근접한 우리 술 /
흔히 ‘정종’이라 하는 것은 일본 사람들이 이 맑은 술에 그럴싸한 이름자 바를 정(正)과 마루 종(宗)을 붙인 것이다. 일본에서 청주의 상표이기도 하고, 주점 이름이기도 한 것이 우리에게 술 이름 또는 술의 종류의 하나인 것처럼 전해졌다. 이 이름은 쓰지 않는 것이 낫겠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본격적으로 진양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진양주를 만드는 과정은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
찹쌀 풀을 쑤어 누룩과 혼합한 후 3~4일 띄운다. 원하는 양 만큼의 고두밥을 지어 띄워놓은 찹쌀 풀과 물을 붓고 발효시킨 다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정제한다. 관련 자료를 보니 진양주는 최옥림 대표의 양조시설이 있는 덕정리 외에도 인근의 둔주포 맹진 북창 등에서도 만든다 하는데 막상 찾기는 어렵다.
원하는 양 만큼의 고두밥을 지어 띄워놓은 찹쌀 풀과 물을 붓고 발효시킨 다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정제한다.
또 덕정리의 그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로 빚어야 제 맛이 난다고도 한다.
최옥림 대표는 1994년에 전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시아버지 돌아가시고 10년 만에 인정을 받은 것이다. 2009년에 농수산부 전통주 품평회에서 약주(청주) 부문 금상과 ‘베스트5’에 선정된 후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공식 만찬주로 지정되는 기쁨을 맛본다. 전라남도가 뽑는 2016년 ‘남도 전통술’로도 뽑혔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 전라남도, 해남군과 힘을 합쳐 제조시설을 현대화한다.
발효설비 저장탱크 자동입병장치 살균여과기 등을 갖춘 72평 새 공장에서는 한 달에 500ml 8000병을 생산할 수 있다. 그 전의 10배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광주에 사는 장녀 임은영 씨가 5년째 선생으로부터 전수를 받는 중이라니, 진양주의 맥이 잘 이어 지도록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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