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염전에서 소금 만드는데 방해가 된다고 뽑아 버리기에 바빴던 갯가의 함초가 귀한 약이 되어 대접을 톡톡히 받는다. 대단한 변화다. ‘대단한 해남 사람’ 박동인 씨 덕분이다”
그는 소금기 많은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鹽生植物) 함초의 가능성을 발견한 후이순(耳順) 부근 나 이 59세에 2012년에 대체의학 함초 분야의 명인이 된다. 원래 양복 짓는 기술자였다. 특별한 변신이고 성공이다.
그의 활약상을 보니 당분간 그의 열성을 덮을 경쟁 자는 없을 것 같다. 그 분야 최고의 자리에 ‘등극 (登極)’한 셈이다. 박씨는 1996년 해남 바닷가에 서 흔히 볼 수 있는 염생식물 함초의 대량재배에 성공했다. 이를 다양하게 가공해 소비자들이 쉽게 먹을 수 있게 했다.
갯벌에 널린 풀이지만 그 효능과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찾아내 상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소금을 먹고 사는 식물이니 그 성분이 보통 식물과 같을 수가 없겠다는 비교적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된 그 의 연구는 발상(發想)의 전환이 가져오는 통찰력의 승리로 꼽힌다.
함초의 정식 명칭은 퉁퉁마디다.
퉁퉁마디라는 이름은 마디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양 때문에 붙 었다. 바닷물이 잘 드나드는 곳 중 비교적 바닥이 잘 굳는 갯벌에서 자란다. 10∼30cm 크기로 줄 기는 원기둥 모양이다.

“ 소금 먹는 식물,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의문의 통찰력
바닷가나 염전에 자생하는 잡초 같은 풀, 짤 함(鹹)자가 들어간 이 함초의 성분 등 정체를 백방으 로 알아본 결과 식이섬유가 많고, 칼륨 칼슘 나트륨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건 강식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식탁에도 필요하고, 대체의학 수준의 꾸준한 수요도 있을 것으로 확신 했다.
박 씨는 함초를 활용해 함초환 함초된장 함초 소금 등의 건강식품을 만든다. 함초를 대체의 학 분야의 재료로 삼겠다고 작정한 것이다. 그 의 이런 생각은 시장의 호응을 받는다. 함초의 대량재배와 가공, 그리고 상품화로 ‘함초 대중 화’의 전 과정을 이룬 것이다. 최근에는 석창 포, 천문동 등의 약용식물을 대량 재배하는 시 도를 벌이고 있다. 석창포는 이미 차로 가공해 상품화하기도 했다.
지인들이 붙여준 ‘함초박사’라는 별명이 어색 하지 않은 그는 대체의학에 활용할 수 있는 함 초 등 우리 지역의 식품들을 모아 2013년 약 초박물관(해남읍 해리)을 세운다. 명인의 이 박물관은 우리 지역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의 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살아 숨 쉬는 전시품’ 즐비한 약초박물관
여느 박물관과 달리 살아있는 전시품이 많고, 그 가치가 날로 새롭게 평가되는 품목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 특별한 박물관은 상당히 유명 하다. 산에서 채취한 약재 등을 활용하는 건강식품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한다. 멀지 않은 장흥에 조성되고 있는 한방특화산 업 단지 등과 관련해 새로운 가능성을 펴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초는 점점 그 효과나 활용도가 커지고, 학계나 연구기관의 관심도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 다. 최근에는 전남보건환경연구원과 전남대 공동 연구 결과 함초에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성분 등 여러 화합물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기도 했다.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11종의 화합물을 분리해냈고, 이 중 6종은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신규 화합물인데 발암 억제 등 항산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는 보고다.
함초를 열심히 연구하고 시장에 소개한 공로로 박 씨는 2004년 신지식인상, 2011년 농림부 장관 상 받은 바 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생각에 지역정치에 나서서 해남 군의회 의원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그의 발걸음은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을 것 같다.
박동인 씨의 노력과 성공의 경험이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함초 재배가 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가 요즘 소개하는 석창포와 천문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만만치 않다. 재배 희망자 도 늘고, 건강식품 회사들의 문의도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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