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바드지아에는 동굴 수도원이 있다
타마르 여왕이 몽골의 침략에 항거하기 위하여
만든 인공의 도시
강 옆 깎아지른 돌산에 동굴을 파들어 갔다
약방과 와인저장고, 식당과 교회와 숙소
안으로 파고들어 13층이나 되는 6천여 개의 방들
거미줄처럼 엉켜있으면서도
통하는 것은 동굴과 동굴을 이어주는 터널이다

동굴은 하나로 끝날 수 있지만
터널은 연결하여
전체를 묶어준다

성모숭천교회 가는 길이 터널로 이어진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고 올라가고
집과 교회를 하나로 이어준다

사람도 그렇다
동굴이지만 터널로 바꾼 사람들
신성철은 선천성 시각장애이지만
3천 원짜리 봄을 썼고 시인이되어
그냥 우리가 쉽게 느끼는 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세상에 알렸다

이지선은 교통사고로 55% 전신화상으로
눈꺼풀이 없는 고통을 겪었지만
보스턴대 재활상담원 석사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학위
그리고 켈리포니아대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3월 한동대 교수가 되었다.
그녀는 인생은 결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 말한다

동굴이 터널과 연결될 때
빛이 되고 영광이 된다

■시작메모
비가 내리거나 날파리가 날아다닐 때 눈을 감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릅니다. 이지선은 그것을 말할 수 없는 두려움이라고 말했지요. 눈꺼풀이 있으면 아무 두려움도 없지만 화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니 그것의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약한 그녀가 드디어 대학교수가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동굴에 갇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에 대한 뜨거운 성찰로 거듭나는 사람은 그것을 터널로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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