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농업의 재발견 4
갯가에 난 흔하디 흔한 풀이었다.
갯가 풀이 세발나물이라는 이름을 얻고 그야말로 보물이 됐다. 갯가에서 자라던 풀 씨를 받아 밭에서 재배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맨 처음 2명이 재배를 시작했다.
목포 시장으로 내다팔다 보니, 돈이돼, 그래서 7명으로 늘었다. 7명이 12명으로, 지금 16명으로 늘었다. 면적도 몇 십평에서 이젠 4만평까지 늘었다.
문내 예락리 세발나물 작목반원들은 9월부터 5월까지가 제일 바쁘다. 1년중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는 시기다.
세발나물 작목반원인 배동열(48) 전 마을이장, 배씨는 세발나물에 대한 생각이 많다.
8년 전 부터 세발나물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는, 차츰 면적을 늘려 지금은 하우스 2200평, 노지 1500여평 농사를 짓는다.
9월 파종 후 다음해 5월까지 5~6번, 1평당 7박스(4kg)를 수확한다. 조수입이 1억원에 가까울 정도로 고소득 농사다.
배 전 이장은 “한 철 이만큼 돈되는 농사도 없다며 돈도 되고 마을도 알려지는 효자농산물이다”고 말했다.
판로도 걱정이 없다. 세발나물하면 예락이라고 할 정도로 이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서울, 대전, 부산 ,전주, 광주 등 전국의 도매시장으로 출하된다.
주 5일, 작목반원들에게 하루 120박스식의 하루 출하량이 배정된다. 생산과 유통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배 전 이장은 세발나물에 꿈을 담아가도 있다.
세발나물이 고소득 작물로 알려지자 해남 황산, 산이를 비롯해 신안, 무안, 진도 등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아직은 예락리 세발나물하면 알아주고 수확해서 내다팔면 되는 상황이지만 재배지역과 면적이 늘면 판로가 줄어들 수 밖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세발나물 농사는 예락리 사람들만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처럼 굳어진 생각도 깨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 지역에선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데 원조라 할 수 있는 예락리와 문내면에서는 재배면적이 늘지 않고 있는 등 선점효과가 확산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 많은 주변 농민들이 세발나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했다.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얼마전까지 5년동안 이장을 하면서 구상한 계획을 밝혔다.
세발나물을 베어 포장해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가공과 유통, 체험까지 가능케 하는 세발나물 6차산업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당장 돈이 되는데 굳이 어려운 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현실안주가 아닌 변화를 미리 준비해야 세발나물 원조라는 명성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배 전 이장의 꿈은 세발나물을 영광 모싯잎 떡과 같은 성공신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발나물이라는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한낮 갯가의 풀이었다. 세발나물이라는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세발나물은 희망이 되었다.
배 전 이장은 세발나물이 나물이 아닌 모두가 함께 잘사는 보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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