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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⑩가재골 우물가에 뿌리내린 ‘참옻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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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07  1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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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질환과 피부병을 다스리기 위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옻나무를 사용했다.
맑은 물이 샘솟는 약수터에 옻나무를 심어두고 그 뿌리에서 흘러나오는 진액을 이용해 질병을 다스렸다는 기록이 여러 의학서에 발견된다.
충북괴산과 남원흥부마을, 경기도 연천군은 위장질환에 큰 효험을 봤다는 옻샘으로 이름난 지역이다.
해남에는 삼산면 상가리 마을 우물에 무려 200년 넘은 참 옻나무 보호수가 있는데, 이곳이 유서 깊은 구룡목재의 ‘가재골 옻샘’이다.
위장병과 피부질환의 특효약으로 ‘참옻샘’은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우물가에 옻나무가 식재된 지역을 ‘옻샘골’이라 부른다.
그 샘물을 먹으면 위장병이나 피부질환이 말끔하게 치료된다 하여 옛사람들은 매우 귀한 샘물로 여겼다.
그런 연유로 각 고을마다 물맛이 좋은 우물가에 사람들은 옻나무를 식재해 각종 피부질환과 위장병 등을 다스릴 목적으로 옻샘을 만들었다.
그래서 옻샘이란 지명이 흔하게 사용되어 한 고을에 보통 한두 곳씩 등장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옻샘으로 유명한 지역이 여러 곳 있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 연천군 아미리 옻샘은 민간에 잘 알려져 많이 이용됐다. 고려의 왕건이 사용했다는 어수정(御水井)이 근처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근래 들어서 대전의 판암동 현대아파트가 있는 거리의 명칭이 옻샘1로, 옻샘2로 등 ‘옻샘로’로 지정된 것도 옻샘이 민간에 널리 이용된 흔적임을 알 수 있다.
옻샘은 두 가지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그 물을 이용해 질병을 다스린 방법과 일부러 옻을 오르게 하는 방법이었다. 두 방법 모두 병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생명수처럼 사용되었다.
사람들은 옻샘물로 밥을 짓고 식수로 즐겨 사용하면서 옻오름 현상을 자연스럽게 치유함과 동시에 부스럼 같은 피부질환과 위장병 등을 다스렸다. 아직도 그런 전통이 남아있는 지역도 많다.
지리산 자락인 함양군 마천면 원정마을 주민들은 참옻나무로 연간 4억원의 소득을 올려 농한기 때마다 고소득 작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 옻나무는 나전칠기의 칠피원료로 주로 사용돼 왔지만, 최근 옻닭이 보양음식으로 각광받으면서 옻 껍질과 옻칠은 생산량이 부족할 정도로 소비자의 인기를 얻고 있다. ‘함양마천옻’은 특허청의 지리적 표시단체 표장 등록결정을 받았고, 원정마을은 옻나무를 상품화 하는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가 됐다.
삼산면 상가리 우물가에는 200년 된 참옻나무가 있다
의학이 널리 보급되지 못했던 시절에는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배앓이나 부스럼 같은 피부질환으로 고생이 많았다.
그래서 민간요법이 많이 사용되었고 사람들은 자연에서 치유방법을 찾아냈다.
물이 차갑고 철분이 많은 샘물에 옻 성분이 함유되면 옻오른 사람에게 면역력이 생겨 위장병이나 속앓이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게 된 것이다.
옻나무는 인위적으로 심어져 민가에 번졌고, 몸속의 독소제거는 물론 골다공증이나 항암작용에 뛰어난 효험을 보이기도 했다.
가재골로 불리던 삼산면 상가마을에는 무려 200년 된 참 옻나무가 해남군 보호수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런데 10여 년 전 봉긋하게 자란 아름드리나무가 비바람에 꺾여 한쪽 가지를 잃어버렸고, 철재 받침으로 보호받던 나머지 가지마저 2년 전 강풍에 잘려나가 버렸다.
그 나무 아래 마을 사람들이 애용했던 옻샘이 있는데 현대식 우물공사로 인해 물줄기가 고여 있다.
다행히 남은 둥치에서 새순이 무성히 올라와 안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나무줄기를 지지대에 묶어 놓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이곳 참옻나무는 가장 뛰어난 품종의 나무로 보호수 관리자는 “전국 어디에도 이런 품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가재골 사람들은 맑은 물이 넘치는 우물가에서 언제나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위장병이나 부스럼으로 고생한 일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은 옻샘의 좋은 기운이 약샘의 기능을 했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곳은 구룡목으로 불리던 길목이었다. 재너머 한양으로 가는 길이 있어서 그 지역의 중심이 되었다.
옆마을 계동은 고려 때 현산면에 있던 치소가 옮겨왔을 만큼 이 마을은 행정의 중심지였다. 또한 두륜산 위로 떠오르는 달빛풍경으로 이름난 상가명월(上駕明月)은 많은 선비들의 칭송의 대상지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의 어우러짐 속에 살면서 맑은 물을 마시면 우리의 정신과 마음도 정화될 것만 같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청천세심(淸泉洗心)이란 말을 남기지 않았을까.
정지승 p61403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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