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렁이가 벼를 갉아 먹는 피해가 심각하다. 친환경농법을 위해 도입된 우렁이가 월동 한 후 3~4cm 가량 커져 논의 잡초는 물론 벼 까지 갉아먹어 버리고 있다.
 친환경농법을 위해 보급되고 있는 우렁이가 벼농사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가운데 우렁이가 제2의 황소개구리처럼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문내면 최모씨는 올해 논 한 곳에 3번 모를 심었다. 최씨는 지난 5월 중순 4000여평에 볍씨를 직파했다.
10여일 후 3~5cm 정도 싹이 나자, 그때부터 우렁이가 갉아먹기 시작했다. 5일 만에 2000여평이 모를 갉아먹어 버렸다. 이번에는 모를 심었다. 또 절반가량이 없어져 버렸다.
 

직파재배한 벼 뿐만이 아니다. 다른 논에서는 논 가장 자리 1~2미터 주위의 벼를 전부 갉아 먹어버렸다.
최씨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주의사람들도 똑같다며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렁이를 퇴치하기 위해 약제를 살포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어 비싼 약제값만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도저도 안돼 최씨는 더 이상 우렁이를 잡는 것도, 모를 다시 심는 것도 포기해 버렸다.
 

산이면 박모씨도 마찬가지, 5만평의 농사를 짓고 있는 박씨, 간척지 논마다 우렁이로 인해 10~20% 벼가 없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심지어 200여평짜리 논 한곳은 전체를 다 먹어 버렸을 정도다고 했다.
 

박씨는 자신은 친환경 농법도 하지 않아 우렁이를 넣지도 않았는데 수로를 타고 들어온 우렁이가 이같은 피해를 입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씨도 2~3번의 가식작업을 비롯해 키타진과 황산동이라는 약제를 살포했다. 하지만 우렁이는 죽지 않았다.
 

보이는 대로 잡아내고 있지만 그도 쉽지 않는 일이다 며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많은 농민들은 우렁이가 아이주먹 만한 것도 있을 정도다 며 하루아침에 엄청난 벼를 갉아 먹어버려 놀랄 정도다고 말했다.
 

모 농민은 황소개구리는 왕성한 번식력과 식성으로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어 생태계교란 야생 생물로 지정됐다며 우렁이도 황소개구리처럼 될 가능성이 커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소개구리는 농민들에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지만 우렁이는 큰 피해를 주고 있어 자칫하면 황소개구리보다 더 무서운 생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렁이 피해는 해남군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진도, 영암 강진, 장흥 등 전남도 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우렁이는 간척지 논, 직파 재배지, 논 고르기가 잘되지 않는 곳 등에서 더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벼에 피해를 주는 우렁이는 지난해 겨울 월동한 우렁이로 확인되고 있다. 수로 등에서 겨울을 난 우렁이가 논으로 유입돼 벼와 잡초 등을 마구잡이로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우렁이는 번식력도 뛰어나 한번에 수 천개의 알을 낳아 번식력이 엄청 빠르다.
우렁이 양식을 하고 있는 모 업체 대표도 우렁이 월동에 대해 심각함을 인식하고 있다.
 

모 대표는 겨울에는 동사 할 것으로 예상 했지만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했고 또 따뜻한 겨울날씨로 살아남아 크기도 커져 더 심각한 피해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양식을 통해 우렁이를 판매하고 있지만 월동하는 우렁이 때문에 이제 양식도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 할 정도다.
한편 친환경 농법에서 우렁이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벼를 갉아 먹는 피해를 주고 있을 정도의 왕성한 식욕으로 제초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렁이농법 2000년 초, 월동후 피해 입혀 사라져
2012년 다시 도입, 해남군 올해 10만마리 이상 공급

한편 해남군내에선 지난 2002~2003년 우렁이농법이 시행되다 당시도 월동해 다음해 올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우렁이농법이 중단됐다.
 

이후 지난 2012년 우렁이로 인한 제초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부각돼 다시 우렁이 농법이 도입돼 매년 많은 우렁이가 논농사에 공급되고 있다.
 

해남군은 올해 총사업비 10억여원을 투입해 8115㏊의 논에 우렁이 약 100여톤을 공급했다. 올해 우렁이 공급면적은 지난해 7200여㏊보다 10%이상 늘어났다.
 

우렁이 투입량이 300평당 1200여마리(약 1.2kg)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만 마리 이상이 공급된 셈이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10만마리의 부화와 살아남은 우렁이로 인해 우렁이 개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남군과 전남도는 우렁이의 피해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우렁이 공급량 감소, 퇴치 약제비 지원, 개량 물꼬 확대 지원 등의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친환경 농법 둥에서 탁월한 제초효과 때문에 우렁이를 선호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해 난감한 상황이다” 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