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마을 청년들이 마을회관 2층 당구장으로 들어선다. 여느 당구장과 같이 게임을 시작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탁구를 치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증의리 마을회관 2층은 당구와 탁구를 치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등 주민들로 하나가 된다’.

황산면 증의리 마을엔 당구장과 탁구장, 주민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김길도(49)이장이 만들었다.

청년들과 어른들의 소통의 공간, 마을 주민들과 귀촌 가구의 어울림 공간으로 마을의 화목을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했다.

김이장은 지난해부터 이장을 맡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10년 정도 타지에서 노동일을 하면서 지내다, 20대 후반 한우사육이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고향인 증의리로 귀촌했다.

축사를 지어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고 50여 마리까지 키웠는데 소 파동으로 망했고 그후론 농사만 짓는다.

증의리는 128세대 240여명이 살고 있는 마을, 30대 부터 80대까지 연령대가 골고루 분포돼 있어 마을의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증의리는 반농반어 마을로 김, 낚지, 꼬막채취의 바다농사와 간척지 등에서 논밭농사를 짓고 있다.

김이장은 “마을 대표적인 특산물인 김을 이용해 마을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며 “청년회를 중심으로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김 가공공장과 체험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도 용돈벌이를 할수 있게돼 조금은 편안한 마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마을엔 두가지 숙원사업이 있다.

선착창에 갯벌이 들어차 선착장 역할을 못해 바다로 나갈수 있는 시간이 2시간 가량 늦어져 바다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 소득에도 문제가 있다며 준설이나 선착장 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숙원사업은 마을에 노인정을 한 개 더 만드는 것이 소원이다. 증의리는 큰마을과 작은 마을로 나눠져 있다.

22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 큰 마을 경로당까지 거리가 1km정도 돼 노인분들이 경로당까지 오는 것이 힘들어 이용이 쉽지 않다며 경로당이 하나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이장이 어렸을 때 증의리는 섬 마을 이었다.

1977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어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2년 동안 지게 등으로 돌을 실어 날라 800m의 바다를 막아 육지로 만들었다. 1979년 꽁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런 연유로 증의리는 그 어느 마을보다 주민들간 화합이 잘되는 마을로 여겨지고 있다.

경로효친 시범마을, 대를 이어 계승되고 있는 동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기 위한 후원 등 증의리의 역사와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김 이장은“어른들을 공경하고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마을, 어른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활기찬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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