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낙지를 알리고 제 값을 받기 위한 위판장 건립이 시급하다. 이는 낙지의 수급 조절 및 가격 안정도모를 위해서도 조속한 사업추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건립 지역과 부지 선정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낙지 위판장이 어민들의 협조 속에 추진되기 위해서는 원만한 합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위판장을 이용해야 할 어민들의 합의가 없을 경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된 위판장을 이용하지 않고 인근 지역으로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낙지 위판장 사업은 해남군의 지원을 받아 해남군 수협이 추진하고 있다. 해남군은 올해 예산에 낙지 위판장 건립 지원사업으로 5억원(국비 2억원, 군비 1억5000만원, 수협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두고 있다.

해남군 수협은 북평면 남창리에 낙지 위판장을 건립할 계획으로 현재 건립 가능 부지를 조사하고 있다. 반면 해남군 낙지통발협회는 지난해 낙지 위판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회원들이 기금을 마련해 황산면 성산리에 부지 1000평을 구입해 놓은 상태다.

바닷가 땅들은 대부분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적당한 부지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낙지 통발협회 측의 설명이다. 이에 성산리에 부지를 마련했는데 수협과 협의가 잘 되기를 바랄 뿐이라는 것이다.

어민들은 자신들의 터전과 가까운 곳에 위판장이 들어서길 원해 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해남에 낙지 위판장이 건립됐음에도 어민들이 목포 등 인근 지역 위판장으로 가지 않도록 건립 과정에서부터 어민들과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수협이 송지면 땅끝에 멸치 위판장을 건립했지만 어민들이 땅끝 위판장에서는 가격이 안 나온다며 전부 완도 위판장으로 갔고 이에 중도매인들까지 떠나 사업 시작 1년 만에 위판장이 문을 닫는 일도 발생해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원활한 합의를 바탕으로 한 사업 추진이 필요한 것이다.

해남은 인근 무안보다 2배나 많은 낙지를 잡고 있음에도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어획금액 또한 무안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해남군내 낙지를 잡는 어업인은 통발, 주낙, 맨손잡이 등 300~400명가량으로 이들이 잡은 낙지는 소매나 도매상 직거래를 통해 팔리고 있다. 그렇다보니 낙지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다. 도매상이 수집해간 낙지는 다시 목포등지의 위판장을 통해 경매된다. 해남에서 2000~3000원에 낙지가 위판장을 통하면 1마리당 1000원 이상이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낙지잡이 어민들은 낙지가 해남어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유통구조 때문에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남산 이라는 이름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위판장 개설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위판장이 개설되면 해남낙지라는 이름을 달고 더 높은 가격에 판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아무쪼록 원만한 합의로 낙지 위판장이 건립돼 해남 낙지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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