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바닥을 치던 더불어 민주당(더민주)지지율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안철수 의원 측 국민의당 바람 진화에 애썼던 더민주는 인재 영입 등 호재에 ‘이승만 국부론’ 등 상대방의 ‘실축’이 맞물리면서 일어난 당을 향한 훈풍에 불을 지피는 상황으로 호전됐다.

국민의당 바람이 주춤하면서 탈당이 확실시됐던 일부 호남 의원들이 결행을 머뭇거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거취 결정을 앞둔 의원들은 김영록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이개호·이윤석·박혜자 의원 등 5명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일부는 문재인 대표 사퇴가 기정사실화됐고 호남 민심이 굉장히 바뀌고 있는데 이럴 때는 신중해야 한다며 잔류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친노패권의 문제가 배타성, 폐쇄성인데 그 문화는 없앨 수 있다고 본다는 의원도 있다. 또 문재인 대표도 만나보니 사퇴 의사가 분명하고 선대위 구성에 개입 안한다고 말했는데 거짓말할 사람은 아니라며 위기 극복을 자신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고무된 더민주는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에 이어 오는 24일 광주에서 ‘더불어 콘퍼런스’를 열어 호남 민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더민주가 최근 영입한 외부인사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세계적인 지식 강연 웹사이트인 테드(TED)를 본떠 짧은 강연 형식으로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사퇴 결정 시점에 즈음해 광주를 방문해 호남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더민주 측의 역습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민주의 기류변화가 감지되자 이를 의식한 국민의 당 광주시당 창당준비단은 18일 “오로지 광주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정치를 선언하고 미래를 향한 담대한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시당 창당대회를 앞둔 준비단은 ▲ 5·18 광주정신 계승과 공정한 사회 실현 ▲ 호남 차별과 격차 극복 ▲ 지역현안 등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 새로운 정치주체 형성 ▲ 정치 기득권 배격 ▲ 당당한 광주 정치 추구 등 6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항간에는 국민의당이 기존 국회의원 중심으로 모든게 짜여지고 기득권 세력이 득세해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역 의원들이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고 모든 참여자가 공평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기대를 갖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올해 4.13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성향을 보이고 잇는 호남의 유권자들은 적지않은 갈등과 혼란을 거듭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극심한 내홍을 겪은데 따른 것이다. 더민주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둔 정당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러니 더민주의 분열되는 모습은 호남의 유권자들에게는 적잖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면서 유권자의 지지성향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면도 없지 않았다. 일종의 배신감인 것이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어떠한 표심으로 나타날 지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더민주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국민의당을 비롯한 신당 세력에 대해 우호적이지만도 않았다. 그만큼 혼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가 내홍을 봉합해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겠다. 하지만 호남의 표를 의식한 구애 차원에서의 미봉책이라면 호된 심판이 따를 것임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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