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은 계약심사를 통해 최근 4년간 80억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최근 밝혔다.

계약심사제는 지자체에서 계약을 체결할 때 발주부서의 원가계산, 공법 선택, 설계 변경에 대해 심사부서가 한 번 더 검증함으로써 계약의 낭비 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공사를 발주하기 전 1억 원 이상 공사, 5천만 원 이상 용역, 2천만 원 이상 물품구매 등에 대해 원가산정, 설계변경 금액의 적정성을 심사한다. 이 제도는 2010년 9월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4년도 계약심사제 실적을 보면 기초자치단체 절감률은 3.3%이고, 사업유형별로는 설계변경 1%, 공사 5%, 용역 3.7%, 물품 4% 등이다.

그러나 계약심사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적잖은 의문이 제기된다. 직원들의 감사를 전담하는 감사담당관내 1개 담당(계)에서 이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전문성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공사와 용역 등에 전문성이 있는 직원들로 별도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의 대안이 요구되기도 한다.

군이 4년간 절감한 예산은 올해 26억 원 등 총 490건에서 달성한 액수다. 군은 계약심사제 효과를 높이고자 계약심사 대상 사업 금액 기준을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췄다. 또 공사 시 주요자재는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군의 이와 같은 계약심사제 사례는 최근 행정자치부 주관 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군이 계약심사를 통해 절감된 예산은 군민 복지재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답사를 통한 계약심사제도가 완전히 정착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군의 생각이다.

반면에 계약심사제가 예산절감 위주로 운영돼 공사비를 삭감하는데 만 치중하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적정공사비가 확보되지 않은 공사가 발생함에도 계약심사제를 통한 예산 증액이 이뤄지지 않아 적정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한 건설업체들이 적자 시공을 감수해야 할 경우 자칫 부실 공사로 이어지기가 쉽다. 예산절감의 무리한 목표 지향성 심사로 인해 공사품질이나 현장 여건을 간과한 실적 위주의 심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좀 더 면밀한 분석을 통한 예산절감이 필요한 것이다.

계약심사를 통해 예산절감을 성취시키는 것은 주민의 혈세인 예산을 최대한 절약한다는 실속행정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주민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예산을 다루는데 자칫 겉치레로 인해 금쪽같은 예산이 잘못 쓰이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 계약심사제이므로 더욱 철저한 사전검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다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살피는 것만이 알뜰살림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예산절감을 통해 확보된 재원은 복지, 교육, 교통 등 주민생활안정에 쓰이는 만큼 예산집행의 효율화에 대한 군민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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