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밥 양을 줄이거나 거의 먹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밥 한 공기의 칼로리를 소모하려면 1시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며 쌀밥이 칼로리가 높은 식품의 대명사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말 쌀이 비만의 주범일까. 지난 3일간 무엇을 먹었는지 생각해보자. 열이면 일고여덟은 3일간 총 9끼 중 밥은 고작 서너 끼 정도 먹었을 것이다.

다양한 통계와 수치로 비만과 쌀 섭취의 상관관계는 근거가 미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1970년 136.4㎏에서 지난해 65.1㎏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비만 인구는 점점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최근 국내 성인 비만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오는 2020년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이 비만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비만 인구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서구화된 식단이 꼽힌다.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 때문에 살이 찐다는데 이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쌀에 들어 있는 복합탄수화물은 섬유질이 30~90% 정도 들어 있는 영양소로 포도당으로만 구성된 설탕·초콜릿 등 일반적인 탄수화물과는 다르다. 복합탄수화물은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키고 몸에 천천히 흡수시켜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만과 고혈압·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쌀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을 고루 함유하고 있다. 특히 백미를 도정하기 전 상태의 현미는 혈당을 조절하는 가바(GABA)와 항산화 활성이 뛰어난 감마오리자놀(γ-oryzanol) 함유량도 높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 한 방송에서 평소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5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3주간 현미 위주의 쌀 다이어트를 진행한 결과 모든 지원자가 체중과 체지방량 감소에 성공했고 내장지방량, 혈당, 지방간 수치, 고지혈증 수치와 같은 여러 건강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성공적인 다이어트는 우리 실생활에서 할 수 있는 다이어트여야 한다. 주변에도 닭가슴살과 간단한 채소류만 먹고 3개월에 15㎏을 감량한 사람이 있는데 목표 달성 후 감량 전 체중으로 돌아오는 데 1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요요현상이 없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함께 현미밥과 반찬 위주의 다이어트 식단을 추천한다. 밥과 반찬 위주의 식사는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다이어트 식단이라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을 높인 쌀이 개발돼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 좋은 '고아미2호',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눈큰흑찰', 글루텐 함량이 낮아 소화에 도움되는 '건양미' 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꾸준히 실천해 체중 감량에 성공하고 우리의 주식인 쌀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풀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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