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는 6.25전쟁 후 미군용 지프차를 재생하던 하동환공업사와 신진공업사에 이어 1955년 8월에 국제차량공업사의 최무성 삼형제가 수공업형태로 지프형 승용차 ‘시발(始發)택시’를 만들면서다.

이 택시는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윌리스 지프 엔진과 변속기에 드럼통을 두들겨 펴서 만든 차체를 조립한 투박한 것이다. 그래도 당시 사람들은 “시발택시 한 번 타보는 게 소원”이라 했고. 차만 보면 ‘시발차’라 불렀다. 그만큼 서민에게는 언감생심이었고.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가 이용했을 정도로 택시가 귀한 대접을 받던 시절이었다.

농촌 인구의 감소로 버스가 닿지 않는 교통 오지 마을이 점차 늘면서 각 지자체별로 ‘100원 택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한 시절 서민들에게는 사치로 인식됐던 택시가 시골 마을 사람들의 발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100원 택시’ 운행은 2013년 충남 서천군과 아산시에서 ‘희망택시’와 ‘마중택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 택시 운행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낙연 전남지사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고 시행하면서부터다. ‘100원 택시’는 한국정당학회 매니페스토 정책평가단이 지방선거에 출마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자의 공약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5점 만점에 3.67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현재 시행중인 지자체를 보면 경기도가 6개 시·군 112개 마을에서 ‘따뜻하고 복된’의미의 ‘따복 택시’ 98대를 운행하고 있다. 충북 영동군은 30개 마을 주민을 위한 ‘무지개택시’를, 보은군 역시 10개 오지마을을 대상으로 ‘사랑택시’를 운행 중이다.

경남에서도 산청군이 ‘한방택시’, 하동군이 ‘마을 전용 행복택시’, 밀양시가 ‘100원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전북 정읍시와 광주시 광산구, 충남 아산시, 경북 상주시와 성주시, 충남 서산시와 청양군, 강원 춘천시 등이 마을택시, 별고을택시, 100원 나눔 섬김택시, 희망택시, 마중택시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유사한 저가운임 택시를 운행 중이다.

전남에서는 현재 해남군을 비롯해 곡성군, 보성군, 화순군 등 14개 시·군 362개 마을 주민 1만1076명을 대상으로 ‘100원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여수, 담양, 구례, 장성, 신안 등 5개 시·군까지 100원 택시 운행을 확대할 방침이다. 주민들이 읍·면 소재지까지 100원 택시를 이용한 뒤 최소 비용만 지불하면 나머지 요금은 지자체와 전남도가 부담한다.

총사업비는 18억6300만원(시·군 12억3800만원, 전남도 6억2500만원)이며 9월 말까지 누적인원 24만8582명이 이용했다. 100원 택시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병원 방문이 38.8%로 가장 많았고 시장 33.7%, 친인척 4.2%, 기타 23.3%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2015 지방자치 좋은 조례 경진대회 결과 100대 좋은 조례에 전남의 ‘100원 택시’와 ‘나무심기’ 2건이 선정됐다고 한다. 100대 좋은 조례는 새정치민주연합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가 지난달 31일까지 10일간 누리집을 통해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조례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투표 결과와 심사위원 평가로 선정됐다. ‘100원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이 대부분 고령의 노인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제도는 노인복지의 차원에서라도 널리 보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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