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 마음 속의 작은 나라를 가꾸고 키워 온 소중한 열망을 진지하게 풀어간 매혹적인 동화. 새끼 손가락만한 사람들이 사는 신비로운 작은 산을 발견하고, 사랑하고, 지키는 키다리 씨를 통해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잃어가는 우리 삶에서 결코 잃어버리지 않는 "꿈"을 치밀하고 정교하게 보여준다.

세월이 흐르고 오랫동안 작은 산에 가지 못한 나는 인간의 모든 가치관이 깡그리 파괴되는 듯한 전쟁의 참화 속에서 불현듯 작은 산을 떠올린다. 그리운 작은 산.

나와 작은 산의 역사는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꼬마 도사가 살아있다는 것을 순수하게 믿어주고, 붙잡아서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을 사람, "아군"을 찾던 꼬마 도사들이 드디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나는 꼬마 도사들의 "아군"이 되어 작은 산이 헐려나갈 뻔한 위기를 넘기고, 드디어 작은 산을 사서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소망을 실현한다.

새끼 손가락만한 사람이 있다면 믿을까?

너무 작아서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화살표 끝의 작은 곳 코로보쿠루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잃어버린 꿈과 어린 날을 고스란히 안겨주는 싱그러운 이야기이다.

"나에게 코로보쿠루 이야기는 무엇일까? 유년 시대부터 품어온 모든 환상의 집합, 청춘의 일편단심, 순수함이다." 작가의 말처럼 나만의 세계를 꿈꾸는 이야기(개인의 소중한 우주를 다룬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린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올바르게, 밝게, 끈기있게 키워가는 일의 행복함을 마음껏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세세한 부분까지 사실적으로 중첩시킴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정교하고 섬세한 묘사로 완성도를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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