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경관이 수려하고 물 좋고 공기가 좋아 너무 살기 좋은 마을이여”
마을과 이장을 취재하러 왔다는 말에 대뜸 마을 자랑부터 하는 삼성 마을의 박동수(70) 이장. 그의 말대로 마을 입구부터 양 옆으로 쭉 뻗은 대나무 숲이 손님을 맞는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올해로 10년째 이장을 한다는 박 이장은 삼성마을에서 태어난 토박이다. “중간 중간 객지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그냥 마실 나간거나 다름없어. 이 마을에 쭉 살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야지”란다.

젊었을 때는 마을 청년회장을 맡았고 청년 회장을 그만 둔 후엔 자연스럽게 이장을 맡게 됐다.
그냥 일이나 하라고 주위에서 시켰다고 자신을 낮추고 이야기 하지만 함께 있던 마을 주민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려운 일에 앞장서서 일을 추진하고 마을 주민들을 잘 이끌기 때문에 믿고 따를 수 있다”며 박 이장을 추켜세웠다.

삼성마을은 19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비교적 큰 마을이다.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 마을 개발위원회 등 마을 자치 조직이 활성화 돼있다. 주민들은 주로 농사를 짓고 있고 전형적인 배추, 감자, 마늘 등의 농사를 짓고 있고 특화작목으로 부추 농사를 짓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박 이장은 “부추를 재배하면서 농가 소득이 크게 늘어났다”며 “겨울에도 주민들이 일 할 거리가 생겨 여간 좋은게 아니다” 며 “특화 작목들을 잘 개발해서 현재 어려운 농촌 경제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마을을 오래전부터 음력 정월 보름날 아침이면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당산제는 솔개바위에 있는 소나무에서 먼저 지내고, 마을 입구에 있는 450년이상 된 느티나무에서 지낸다. 제를 지내고 나면 부녀회에서 준비한 음식을 모두 함께 나눠먹고 메구를 치며 마당밟기를 한다. 이날 외에도 청년회와 부녀회 주관으로 매년 경로잔치를 열어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 한다.

“마을 주민들 단합이 정말 잘된다. 청년회, 부녀회 뿐 아니라 노인회, 마을 개발위원회 등의 단체들이 유기적으로 도와가며 마을 일에 앞장서고 주민들도 내일처럼 마을일에 협조하고 있다”며 마을 자랑을 한다.
마을 솔개 바위에는 재밌는 일화가 있다.

마을을 지나던 한 탁발승이 시주를 받지 못해 마을에 솔개바위가 있어 마을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했다. 주민들은 스님의 말을 듣고 솔개바위를 밀어서 없앴으나 오히려 좋지 않은 일이 더 많이 생겼다. 다시 솔개바위를 제자리에 갖다 놓자 그 후로 마을에 큰 일이 없었다.

주민들이 화합해 살고 있는 마을이라 큰 고민거리가 없다는 박이장은 “우리 마을은 예로부터 빚이 없는 마을이다. 특출난 부자도 없지만 누구하나 어렵게 사는 사람이 없다. 빚을 져 집이나 땅이 경매로 넘어간다거나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정도란다”

삼성 마을은 경치가 좋고 물과 공기가 좋아 귀촌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14가구가 귀촌할 정도다. 이런 마을의 특성을 살리고 주민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보호수를 정비하고 산책길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하천 정비를 통해 자연과 어울리는 마을, 주민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다.

박 이장은 “몇 명의 이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가는 일을 해야 한다”며 “마을 주민 모두의 뜻을 모아 함께 협력해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주민들 모두가 필요한 교육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선진지 견학도 2번이나 다녀왔다고 한다.

이장은 마을의 보호자라고 말했다. 어려운 사람이 없나 잘 살펴봐야 하고 넘어진 사람이 있으면 일으켜주고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찾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이장이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을에서 화목하게 모여 사는 삼성마을, 또 다른 도약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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