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이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당신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다. 공감 전문가이자 《옵저버The Observer》지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철학자’로 거명한 대중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삶의 기술Art of Life’로서 ‘공감’의 힘에 주목한다.

심리학과 뇌과학, 진화생물학 등의 분야에서 얻은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에는 이미 사회적 연결에 필요한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재능 가운데 하나다. 타인과 감정적 연대를 맺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라든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사람들처럼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은 많아야 전체의 2%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98%는 천성적으로 공감능력이 있고 사회적 연대를 맺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동심리학과 교육학, 그리고 비즈니스계의 여러 조사와 연구를 통해, 공감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정수이자 관계 회복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인간성의 정수이자 인간관계의 핵심, 공감
공감능력이 없다는 것은 21세기의 문맹이나 다름없다

SNS가 대안적인 소통을 이끌고 집단지성이 놀라운 결과를 내놓는 21세기에 접어들어, ‘자기중심주의’라는 열망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 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여전히 심각한 공감 결핍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어른들은 무한경쟁을 부르짖는 직장이나 군대 또는 가정에서 폭력과 갈등에 시달린다. 현대인은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형 참사를 미디어를 통해 목격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무덤덤해지는 ‘공감피로’에 시달린다. ‘공감의 힘’에는 주목하되 ‘공감이 부재하는’ 현실에서, ‘공감하는 능력’은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 우리가 꼭 갖춰야 할 특성이다.

여기, ‘공감’을 통해 자기 자신과 조직, 사회를 바꾼 사람들이 있다. 크르즈나릭은 베스트셀러 소설가, 연기파 배우, 사회활동가, 독창적인 디자이너, 탐사보도 전문기자, 중증외상환자 담당 간호사, 투자전문 금융인, 신경과학자 등과 만나면서 전례 없는 정신적 모험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어떻게 타인들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키는지, 또 어떻게 모두의 삶을 고무시키는지를 그들의 공통적인 습관 6가지를 통해 보여준다.

미국 전역을 80대 할머니의 모습으로 전전한 패기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 갓난아기를 선생님 삼아 진행되는 영국과 캐나다 등지의 초등학교 수업 시간,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 본성에 관한 밀그램의 실험에 대한 반박, 소비자나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한 공감을 하나의 가치로 만들어가는 기업이나 기업인 등 공감으로 세상을 바꾼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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