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내 디딤돌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보다 큰 꿈을 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내면과 황산면 경계에 디딤돌 지역아동센터가 있다. 행정 구역상 문내에 속하지만 이곳을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황산에 살고 있었다.

디딤돌 지역아동센터는 시작이 언제인지 모를 만큼 오래전부터 공부방으로 운영해오다 2005년 정식 인가를 받아 지역아동센터가 됐다. 윤은아(40) 센터장은 2010년 목회자인 남편을 따라 이곳에 와 지역아동센터를 맡아 운영해오고 있다. 광주에서 학교를 나오고 서울, 그것도 강남에서 생활을 하던 윤 센터장은 처음 이곳이 낯설기만 했다. 심리 상담가로서 계속 아이들을 상대해 왔지만 시골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에 약간의 염려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도시아이들과 시골아이들이 갖고 있는 아픔은 모두 같은 것이었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에 놓인 시골 아이들의 상대적 아픔이 더 커 보여 잘 보듬어 주고 보살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처음 이곳에 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안타까운 점을 발견했다. 세상을 경험할 기회가 적다보니 아이들이 현실적인 꿈만 꾸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꿈이 정말 현실적이었어요. 구멍가게를 한다는 아이부터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짓는다는 아이도 있었어요” 벌써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는 윤센터장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해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체험을 떠난다. 특히 2년에 한번 서울을 방문하여 아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주로 대학가 탐방 등의 진로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다. 이로 인해 한정된 틀 안에서 정해진 친구들만 보다가 넓은 세상을 보는 것 만 으로도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것을 알았다.

디딤돌 지역아동센터는 중학생들이 15명으로 여느 지역아동센터와 다르게 초등부 아이들보다 중학생들이 더 많다. 초등부 아이들만 기본적인 학습지와 정서함양을 위한 한자와 서예공부를 할 뿐 나머지 시간은 아이들의 재능과 적성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밴드 활동을 하고 수요일엔 목공예를 목요일과 금요일엔 댄스동아리를 운영한다. 악기 연주는 선생님을 통해 배우고 댄스는 스스로 비디오를 보고 연습한다. 자기들만의 연습으로 만족하지 않고 실력에 상관없이 여러 대회에 참가를 했다. 연습만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 앞에서 무대에 올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해남군에서 주최하는 락페스티벌에 참가했고, 이번 달 초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하모니 콘서트에 초청받아 참가하기도 했다. 수상여부에 상관없이 큰 무대에 한번 서본다는 경험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경험이 됐다. 아이들 또한 즐거워하고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선후배, 동기간 끈끈함을 통해 사회성을 넓히고 토론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윤 센터장은 사회복지사 자격뿐 아니라 심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청소년 상담에 관한 여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매달 집단상담을 하고 수시로 개인 상담을 해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몸이 아파 치료하는 병원은 많지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왜 아픈 줄도 모르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아요”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마음의 병을 치료해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들을 만들고 싶다는 윤센터장의 생각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기 고민을 물어보고 상담할 곳이 많지 않아 이곳을 방문했던 청소년들의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춘기 아이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한때 방황하던 한 아이는 상담을 통해서 방황을 끝내고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 후로 가끔 이곳을 방문해 고마움을 전할 때 보람을 느끼는 윤 센터장이다.

윤 센터장은 앞으로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한다. 아이들이 방과 후 스스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너무 적어 봉사동아리, 풍물패, 밴드 등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동아리를 만들 계획이다. “아이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선후배, 동기간 끈끈함을 통해 사회성을 넓히고 토론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방황하고 힘겨워하는 삶 속에서 쉼을 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윤 센터장. 몸과 마음을 치료한 아이들 모두가 넓은 세상을 보고 큰 꿈을 가지고 훨훨 날아오를 내일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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