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전반적인 침체로 자동차 시장도 소형 및 디젤차 위주의 실속파 구매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 때는 부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 가정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자동차. 해남의 자동차 시장도 경기의 영향을 받아 위축돼 있는 상태였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도 경기의 영향으로 변하고 있다. 예전엔 중·대형차를 구매해 안전과 함께 외형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으나 나만의 개성, 경제성, 효율성을 따지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소형차와 디젤 차량의 소비가 늘고 있다.

통상 연말은 계절적 요인으로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데다 연식 문제로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에 쉽사리 나서지 않는 경향이 있어 신차 비수기로 불린다. 해남은 농업지역이다 보니 농번기인 가을에 매출이 가장 적고 돈이 생기는 수확철이 지난 농한기에 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 계속된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해남 경기가 좋지 못해 자동차 판매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세월호 사건 또한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 읍내 A자동차 판매점은 “경기가 안 좋아도 매출은 어느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로는 피부로 느껴질 만큼 매출이 감소했다”며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사회 전반적으로 애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됐다.”고 말했다. 또 “작년에 비해 매출이 30%정도 감소했다”며 “실제 구매 고객도 감소했지만 단순 상담을 받으러 오는 고객이 많이 줄어든 것을 보며 경기가 많이 안 좋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 중에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차들은 경차와 디젤 차량이었다. 유지비와 연비를 따지는 고객들이 늘면서 경차와 디젤 차량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 또한 야외활동을 하는 인구도 증가하면서 SUV 차량의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A자동차 판매자는 “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젊은 층들은 유지비나 연비에 관심이 많아 디젤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또한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족단위로 야외 활동을 하다 보니 SUV 차량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높은 가격대에 형성돼 있어 한번 구매를 하는 데 신중하게 고민들을 한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신차 가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중고차 가격이다. 새 차를 사면 폐차를 하지 않는 이상 타던 차를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중고 시세가 어떻게 되는지를 구입단계부터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소형차의 감가율이 낮은 반면, 중ㆍ대형차의 감가율은 높다. 이는 소형차를 구입했다면 중고차로 팔 때 값을 잘 쳐서 받을 수 있지만 중ㆍ대형차의 경우는 신차 가격의 절반 가까이 손해를 보며 팔아야 해 이를 고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대차를 하는 기간도 늘고 있다. 통상 6~7년이면 신차로 교체를 하던 패턴이 10년 가까이로 늦춰지는 상황이다. 오래 타더라도 중고차 자격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차종을 선호하는 것이다.

요즘은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구매혜택에 관한 내용이 공지되어 있어 숙지를 하고 오는 고객들이 많다. 그 중에 서류상에 적혀 있는 혜택 이외에도 딜러의 재량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과하게 요구하는 고객들이 가끔 있다. 고객들이 블로그나 카페 등 인터넷에서 구매후기를 읽고, 다른 구매자들은 어떤 서비스를 받았는지 확인한 후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딜러의 재량에 따른 서비스인데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가끔 있다. 읍내 B자동차 판매자는 “가끔 그 달의 프로모션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있는데 프로모션이 끝난 후에도 정보를 듣고 똑같은 혜택을 달라며 무리하게 요구하는 고객들을 만나면 곤란한 상황이 종종 연출되곤 한다”며 “항상 최고의 조건으로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무리한 서비스 요구는 조금 자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동차 판매자들은 입을 모아 지역 경기가 살아나길 바랐다. C자동차 판매점은 “지금은 다같이 힘들어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우리들도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으며 빨리 농업 경기가 안정되어 지역 경기가 살아나 다 같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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