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짱뚱어를 통째로 끓여내는 통큰 식당이 황산에 있다. 바로 김영달(58)씨의 ‘명동회관’이다.

명동회관의 인기메뉴 짱뚱어탕(1인분 10000원, 특 15000원)은 보양식으로 알려져 찾아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복날에 ‘닭’ 대신 ‘짱뚱어’를 찾아오시는 손님도 많아졌다.

김씨의 독특한 짱뚱어탕 조리법이 손님을 끌었다. 짱뚱어를 갈아서 끓이지 않고 ‘통째로’ 담아 끓여내는 것이다.

만호바다에서 잡아온 짱뚱어 세 마리를 뭉근하게 끓여 푹 익으면 김씨의 35년 노하우가 발휘된다. 잘 익은 짱뚱어의 머리를 잡고 살살 털어내면 잘 익은 짱뚱어 살이 뼈에서 분리된다.

여기에 직접 농사지어 만든 배추 시레기를 함께 담고 해년마다 담그는 구수한 된장으로 간을 맞춘다. 고추, 마늘, 양파 등을 송송 썰어 만든 양념장과 덩어리째 썬 호박을 넣어 뚝배기로 보글보글 끓여 들깨를 뿌려내면 별미 짱뚱어탕 완성이다.

짱뚱어를 갈지 않은 덕분에 국물이 걸쭉하지 않고 개운하다. 잔뼈가 갈리지 않아 목넘김도 깔끔하다. 듬뿍 들어간 시레기는 향긋한 향을 퍼트려 후각을 사로잡고, 얼큰한 국물 맛은 입맛을 당겨 해장국으로도 손색없다.

두툼한 짱뚱어 살은 육질이 단단해 고소하고 쫄깃하면서 질기지 않아 독특한 식감을 자아낸다. 게다가 짱뚱어 살이 통째로 등장하니 손님들의 재료 신뢰도 깊다.

짱뚱어 탕은 정갈한 밑반찬과 밥 한공기가 함께 나온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양념 대갱이도 인기몰이 중이다. 멀리서 오신 손님들도 대갱이 맛이 좋다며 무슨 반찬인지 꼭 물어보신다고.

김씨의 식당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온 전국 각지의 손님들과 꾸준한 단골손님들까지 찾는 인기 식당이다. 번듯한 2층 건물인 지금과 달리 35년 전 명동회관은 방 한 칸짜리 작은 해산물 가게였다. 그땐 바다가 막히지 않아 생선을 팔며 튀김생선, 삶은 꽃게 등을 판매했다.

김씨는 바다가 막힌 후부터 요리를 시작했다. 손님부터 생각하는 김씨의 정성과 맛깔 나는 요리가 입소문을 타 지금은 연일 손님들로 붐빈다. 다양해진 손님들 입맛을 맞추기 위해 자연산 활어, 자연산 민물장어, 세발낚지, 짱뚱어탕과 회․구이, 꽃등심과 삼겹살도 판매하게 됐다.

김씨는 짱뚱어탕의 인기를 “어머니의 음식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주신 짱뚱어탕 맛을 아직 잊지 못한단다. 김씨는 “어머니는 직접 짱뚱어를 잡아 정성스럽게 끓여주셨다. 어머니가 짱뚱어를 통째로 끓이는걸 보고 자라서 나도 통째로 끓인 짱뚱어탕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짱뚱어탕의 원천은 어머니의 손맛과 애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씨는 당당하게 음식을 차린다.

김씨의 아들은 “왜 고생스럽게 새벽부터 일을 하시느냐”, “힘드시면 손님을 조금만 받아도 되지 않느냐”라며 김씨의 건강을 염려한다. 하지만 김씨는 오늘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누구는 받고 누구는 안받겠나. 손님들이 찾는 한 짱뚱어탕 요리를 계속 할 계획”이라며 뿌듯해했다. 김씨에게 짱뚱어탕은 음식이 아니라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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