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으로 인해 휴대폰 매장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단통법 시행 후 휴대폰 판매점의 매출 급감으로 요즈음 개점휴업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통법 시행으로 인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공짜폰, 최저가 판매라는 말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판매점들은 공짜폰, 최저가를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지난 9월까지는 각 통신사의 정책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상한제가 도입됨에 따라 어느 통신사나 단말기 가격이 동일하다. 현재 휴대폰 출고가격 69만9600원(갤럭시 S4)인 모델을 구입할 때 이전에는 최대 60만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었지만 단통법 시행 후는 최소 7만5000원에서 최대 22만2000원까지 지원받는다. 22만2000원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월 10만원 요금제를 2년 동안 유지해야 한다.

휴대폰 구입 시 고객이 선택한 요금제에 따라 정해진 지원금 상한액만을 지원받을 수 있어 가입자가 부담해야할 단말기 할부금이 오른다는 것이다. 또 지원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는 월 10만원의 요금제를 사용해야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원금 정책에 따라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 등이 줄어 판매점들의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매점 업주들은 고객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예전 같으면 교체 가 아니더라도 상담 등을 위해 매장을 찾았으나 요즈음은 발걸음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객 급감으로 개점휴업을 한 상태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읍내 모 휴대폰매장 직원은 “단통법 시행 전엔 월 100여대의 휴대폰을 판매했으나 단통법 시행된 후 2주 동안 20여개 밖에 판매하지 못 했다” 며 “판매량이 60~7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모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이 전엔 통신사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판매점의 상황에 맞게 지원해 주고 남는 금액이 수익 이었다” 며 “지금은 보조금 지급기준이 정해져 통신사 지원금을 가지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고 말했다.

또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고액요금제를 선택하고 3~4개월만 의무사용을 하면 자유롭게 요금제를 바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휴대폰 신규 가입 시 한 번 택한 요금제를 변경할 경우 받았던 보조금 차액을 대리점이 물어줘야 하는데 이런 제도는 말도 안 된다.”며 “이런 제도는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소비자가 요금제도 마음대로 못 바꾸는 판국”이라고 지적했다.

모 서비스센터와 같은 건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전에는 수리가격과 구입비용이 비슷해 수리하러 왔던 고객이 새것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웬만해선 수리를 해 사용하려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읍내 휴대폰 매장들이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는 단통법 시행뿐만 아니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휴대폰 판매점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판매점 개설에 특별한 제한이 없고 매장과 물건만 있으면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매장들이 생겨났다. 지역사회의 특성상 지인들을 통해 휴대폰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겹치는 소비자가 많다. 이 때문에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10년 동안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다 업종을 변경한 고 모(30)씨는 “해남의 경우 신규수요가 많지 않는 상황에서 판매점들이 속속 들어서다 보니 수익창출이 쉽지 않아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예전의 경우에는 휴대폰 가격도 판매점들 사이에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지만 요즈음은 고객유치를 위해 제살깍기식 가격 경쟁을 해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휴대폰 판매점들은 단통법 개정이나 폐지 등이 대책이 없이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의 심리가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모 휴대폰매장 관계자는 “이달 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폰6가 출시되면 가격경쟁력이 없는 국내 폰은 판매량이 떨어질 것이다 ” 며 “그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도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이통사 대리점 및 판매점은 현재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예약을 미리 받고 있다. 이들 대리점에서 제시하는 아이폰6 플러스의 가격은 대략 94만 6000원이고 아이폰6는 12만원 적게 책정되어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4의 한국 출고가는 95만7000원이고 갤럭시 s5는 89만8900원이다.

한편 단통법은 고가 요금제와 연계한 보조금 차등 지급을 금지하고, 통신사뿐 아니라 제조사 장려금도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불법 보조금 차별을 없애 요금제에 따라 최대 34만5,000원의 보조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고객의 부담만 늘리고 기업의 배만 부르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격의 역차별을 받는 고객을 없애고 모든 휴대폰 구입 고객에게 혜택을 주려는 취지는 모든 고객이 비싸게 사는 결과를 낳았다. 과연 단통법이라는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이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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