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인·혁명시인·저항시인 등으로 불리며 온몸으로 군사독재와 자본주의 착취에 맞서 싸웠던 시인. 10여 년간 갇혀있던 1평도 안 되는 독방을 자신만의 집필 공간으로 바꿔버린 시인.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곳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 시인. 이 시인은 바로 김남주다.

《선생님과 함께 읽는 김남주》는 청소년들이 좀 더 쉽게 우리 문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된 ‘담쟁이 문학교실’ 18번째 시리즈로 현직 교사들이 참여해 청소년들의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됐다.

또 혁명시인 김남주의 후배이자 김남주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고 있는 해남고 교사 김경윤 시인이 김남주 시의 세계를 설명해 청소년과 김남주 사이에서 훌륭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는 김남주의 시에 그려진 그의 생애를 돌이켜 보고 저항·자유·혁명·통일·반자본 등의 단어를 통해 김남주와 김남주의 시를 설명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김남주가 직접 쓴 시와 그를 가까이에서 본 인물들이 쓴 수기를 통해 김남주의 생애를 찬찬히 살펴본다. 신분과 가난으로 차별받은 소농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생이라는 기득권 신분을 획득했음에도 군부독재와 자본주의에 맞서 자신만의 시세계를 쌓아간 청년 김남주를 깊이 있게 다룬다.

10년간의 차디찬 독방생활에서도 시를 통해 세상과 싸워나간 전사 김남주를 보며 강렬하고도 열정적인 그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저항·자유·혁명·노동 등의 키워드를 통해 김남주의 시세계를 조명한다. 김남주의 대표 시를 뽑아 그 창작 배경과 의미에 대해 친절한 해설을 달아 청소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간결함과 단순성, 반복되는 시구, 소박한 말들로 이루어져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읽는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김남주 시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3부에서는 김남주가 쓴 산문과 사랑하는 연인에게 쓴 편지들을 함께 실어 혁명시인 김남주가 아닌 인간으로서 김남주의 모습을 실어 김남주에게 한층 더 다가선 듯한 느낌을 준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감옥생활 당시 자유롭지 못한 창작 환경에서도 우유갑과 빼돌린 휴지 쪼가리에 적은 육필 원고를 비롯해 그의 청년 시절과 석방 이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화보가 실려 김남주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시인 김남주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그의 강렬한 시들은 끊임없이 살아있음을 알리며 꿈틀대고 있다. 《선생님과 함께 읽는 김남주》는 김남주의 시와 그의 삶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 앞에 문학과 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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