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산악용 자전거) 등의 레저용 자전거를 주로 판매하는 모 가게는 자전거 장비를 구매하러 온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업주는 “올해 경기가 침체된 편이지만 우리 가게의 매출은 오히려 조금 늘었다”며 “해남에 자전거 동호회가 늘고, 아마추어 대회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레저용 자전거는 몇 십만원대부터 몇 백만원까지, 대체로 10만~20만 원대의 생활용 자전거에 비해 고가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전거를 레저문화의 일환으로 보고, 투자할 가치가 있는 운동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어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부속품과 헬멧, 랜턴, 라이딩 의류 등 관련 시장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

특히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자전거 레저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출 증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취미를 갖지 못하고 일에 매진하던 중장년층이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건전한 레저문화이자 운동인 자전거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남에서도 레저용 자전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자전거 동호회가 생기면서 자전거 레저문화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주는 “자전거의 인프라는 사람이다. 아직 해남은 자전거 레저문화를 즐기는 사람의 수가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충분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 전망은 밝은 편이다”고 말했다.

반면 20년간 자전거 매장을 운영해온 모 업주는 한숨을 내쉰다. 주로 생활용 자전거를 판매하는 이곳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정비기사를 따로 둘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특히 오후 4~5시가 되어 학생들이 하교할 시간이면 자전거 수리를 하러 온 학생들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매장에 사람이 북적북적한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게 업주의 입장이다. 특히 예전에는 학생들이 자전거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정비하러 오는 사람조차 줄었다는 것이다.

업주는 “남편과 함께 운영했는데 지금은 매출이 확 떨어진데다가 손님이 없어 혼자서 가게를 보고 남편은 다른 일을 하러 다닐 정도다”며 “해남의 인구수가 계속 감소하는데다가 특히 학생 인구가 없어 손님이 해년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매장에 찾아와 자전거를 살펴보고 난 뒤 같은 모델을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혹은 인터넷에서 자전거를 구입한 뒤 A/S만 받기도 해 구매방식의 변화도 손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업주는 MTB등 레저용 자전거 판매도 고려해봤지만, 해남의 작은 매장보다 도시에서 구매하는 손님이 많을 것 같아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전거 매장도 마찬가지다. 업주는 “8개월 동안 자전거 3대 팔았다면 믿겠느냐”고 답했다.

읍내는 도로 양 측으로는 늘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다 뒤따라오는 차량에게 길을 비켜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인도로 가자니 도로 폭이 좁고 가로등이나 화분 등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고, 타는 사람까지도 줄어드는 것 같다는 의견이다.

타지에서 해남을 방문하는 자전거족을 붙잡기 위한 대책도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년 전부터 자전거를 즐기는 자전거족인 조 모씨는 “해남은 자연경관이 좋아 자전거 일주를 하기에 좋은 지역이다. 하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기반시설은 강진이나 영암, 장흥 등 타 군에 비해 많이 낙후된 편이다”고 말했다.

자전거 레저문화가 확산되며 여러 지역을 자전거로 종주하는 자전거족이 늘어나면서 타지에서도 해남을 많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타지사람들의 경우 ‘땅끝’이라는 독특한 가치에 끌려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의견이다.

해남 내 자전거 업주들도 여름철이면 자전거를 타고 땅끝에 가거나, 땅끝에서 출발하는 자전거족들이 자전거 점검과 수리를 위해 매장을 많이 방문한다고 밝혔다.

조 모씨는 “요즘은 인터넷으로 자전거 동호회나 자전거 일주 정보를 많이 공유하는데, 해남을 꼭 한 번 오고 싶다는 자전거족들은 많지만 군에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구간만이라도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해남을 더욱 많이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전거족 모 씨는 “강진이나 영암만 하더라도 아마추어 자전거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데 해남은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전거 문화가 뒤떨어진 편이다”며 “마구잡이 식 자전거 도로 개발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해남을 더욱 많이 방문할 것이다”고 말했다.

자전거 레저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마련과 함께 자전거 일주로 해남을 방문한 여행객들을 위한 맞춤 안내서 제작 등 해남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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