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 내 전문브랜드샵 화장품가게 전망은 밝은 가운데,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한꺼번에 취급하는 화장품가게 경기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모 브랜드샵 업주는 “운영한 지 4년차인데 매출은 꾸준한 편이다”며 “이 업계는 화장품을 덜 바르게 되는 여름이 비수기이고, 보습에 신경 쓰는 겨울이 성수기다. 하지만 매출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나진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가게 역시 “호황이었던 지난 2011년, 2012년에 비하면 매출이 줄어든 편이지만 크게 경기를 타고 있진 않다”며 “경기 불황이라 어렵다는 곳들이 많지만 매출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가게를 찾는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주로 10대와 30·40대가 많다는 분석이다.

연령대에 따라 구매 제품에도 차이가 났다. 젊은층의 경우 색조 제품 등 메이크업 제품을 찾는 편이고, 30대 이상은 스킨·로션이나 아이크림 등 기초화장품과 기능성화장품을 주로 구매한다는 의견이다.

모 업주는 “기초화장품은 제품을 다 사용해야만 재구매한다는 점 때문에 메이크업 제품에도 기능성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화장품업계의 타깃층이 젊은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해남에는 20대, 30대가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화장품가게는 미샤,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스킨푸드 등 한 브랜드의 화장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원브랜드샵 프랜차이즈가 인기다.

이들 브랜드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보다 저렴한 중저가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갔다.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존의 프리미엄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중저가라인 브랜드가 차지하기 시작했다.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동시에 본사에서는 TV광고, SNS 홍보 등 각종 마케팅과 이벤트를 진행한다.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자 가맹주들이 따로 광고를 하지 않아도 각 매장에 손님들이 꾸준히 유입된다는 것이다.

또 해남의 경우 인구에 한계가 있어 손님 수가 늘어난 점 보다 손님 1인당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매출이 유지된다는 분석이다.

모 브랜드샵 업주는 “예전 화장품가게는 가게 주인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는데 요즘 손님들은 제품 자체만 보고 구입하는 경향이 크다”며 “써보고 맞는 제품을 찾으면 다시 방문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재구매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광고만 믿기보다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오는 똑똑한 손님이 많아 제품 자체의 신뢰도가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해남 내 브랜드샵 화장품가게가 많은 편이지만 제품을 보고 오기 때문에 타 브랜드가 큰 타격을 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하나의 브랜드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여러 브랜드의 화장품을 사용해본 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드별로 진행하는 세일기간에는 영향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각 브랜드샵 화장품가게는 포화상태의 시장 속에서 손님을 끌어오고자 경쟁적으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샵의 연간 세일일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할인 폭도 20%부터 50%까지 진행하고 있어 화장품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 업주는 “평소 20~30명의 손님이 방문하는데 세일기간에는 두 배 이상의 손님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도 “세일기간에는 가맹점에게 떨어지는 이윤도 줄어들지만 그만큼 손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매출도 평소보다 두 배 정도 된다”며 “다른 브랜드에서 세일을 진행하면 아무래도 손님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정기세일뿐만 아니라 주간마다 세일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반면 여러 브랜드를 한꺼번에 취급하던 화장품 가게는 운영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고도리 모 업주는 “25년 동안 화장품을 취급했지만 최근에는 장사가 거의 안 된다”며 “해남사람들보다는 진도·완도 등 섬사람들이 방문하는데, 그 사람들 덕분에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명 프리미엄 화장품들을 취급하는 이 가게는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들을 판매하며, 제품을 사용하는 연령층도 50대·60대 등 고령층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업주는 15년 전 매장을 새로 열 때만 해도 해남 내 비슷한 화장품 가게는 30여군데나 됐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도리에 5군데의 화장품가게가 있었으나 현재는 2군데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경기가 어렵다보니 고가 화장품은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나이든 노인들 화장품은 자녀들이 사다주는 경우가 많아져 매장에서 구매하는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업주는 “돈을 벌기는 이미 틀렸고, 내 건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눌 겸 문을 열어 놓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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